[김진혁 칼럼] 사회적 비교 이론의 실체, 선함과 악의 본성

2023-09-23     김진혁
[파이낸셜리뷰] 어릴 적부터‘착해야 한다.’라는 말을 많이 듣고 살았다. 악(惡)하지 않고 착하게 사는 것이 옳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지만 사실 실행에 옮기기 어렵다. 한정된 자본에서 서로 더 많이 갖고자 하는 욕심 때문이다. 착한 사람일수록 남을 배려하고 눈치 보다가 손해 보는 경우가 많다. 착하기 위해서는 미움받을 용기도 감수해야 한다. 착한 것이 곧 선은 아니다. 정책 결정에 있어 '선한 정치'와 '착한 정치'는 다르다. 오늘날 민주 정치엔 선악(善惡)이 따로 없다. 효과성 없이 착한 마음으로 펼치는 무능력이 민주주의의 위기를 가져온다. 악마도 선의가 있다. 악어의 눈물(crocodile tears)이란 말이 있다. 거짓 눈물 또는 위선적인 행위를 일컫는 용어로 이집트 나일 강에 사는 악어는 사람을 보면 잡아먹고 난 뒤에 그를 위해 눈물을 흘린다는 고대 서양 전설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착한 심성을 가진 사람들이 더 행복하다. 착한 행동에 관한 판단 가치가 다양하고 행복 역시 기준이 모호하다. 착한 행동=행복한 사람은 아니다. 사회 심리학자인 레온 페스팅거(Leon Festinger)가 1954년에 처음 제안한 사회적 비교 이론(Social comparison theory)은 믿음에 중점을 두고 자신을 알기 위해서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이다. 예컨대 돈 많고 능력 있고, 예쁜 사람과 함께 있게 되면 왠지 주눅이 들고 상대방의 눈치를 본다. 신데렐라 곁에는 착한 사람이 있을 수 없는 경우다. 인간의 본성에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인간의 본성은 선하지도 악하지 않다. 성무성악설로 인간의 본성은 동쪽으로 터놓으면 동쪽으로 흐르고 서쪽으로 터놓으면 서쪽으로 흐르는 물과 같다. 두 번째는 인간의 마음에는 선과 악이 함께 있다. 맹자의 성선설과 순자의 성악설이다. 세 번째 학설은 어떤 인간의 본성은 선하고 어떤 인간의 본성은 악하다는 것이다. 성선설을 주장하는 맹자는 모든 인간은 착한 성인 사단을 갖고 있고 이를 토대로 인의예지라는 사덕을 쌓아야 선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착한 마음도 다스리지 못하면 잘못된 방향으로 변한다. 순자는 사람의 본성은 악해서 그대로 두면 자신의 이익만을 구하고 서로를 질투하고 귀에 즐거운 소리나 아름다운 색채만 좋아한다고 한다. 체로키 인디언 우화가 있다. 할아버지가 손주에게 물었다. “얘야, 우리 내면에 두 마리 늑대가 존재한다.” 손주가 되물었다. “할아버지 시기, 분노의 악한 늑대와 평화, 사랑의 선한 늑대가 서로 싸우면 누가 이길까요?” 할아버지는 인자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가 먹이를 주는 놈이 이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