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속 경제리뷰] 착한 사이비 오두미도와 헌금

2023-10-13     전완수 기자
삽화=김진호

※ 본 글은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기반으로 쓰여졌으며 간혹 정사의 내용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파이낸셜리뷰=전완수 기자] 최근 대학생 인터넷 커뮤니티에 코로나 바이러스를 유행시킨 원인 중 하나인 이단 신천지를 포함한 여러 사이비 종교들의 위장 포교가 유행하고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게시물에선 신천지의 수법이 시간이 지날수록 복잡해지고 있다며 학우와 시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한 뒤 그 과정을 설명했다. 그들이 말한 수법은 이렇다. 대학 동아리 세미나에 가자고 한 뒤 교회로 데려가거나 애초부터 신천지는 회원으로 받지 않는다고 적어 놓고 부원을 받은 뒤 포교를 하는 등의 방법이 있었다. 이렇게 사이비종교는 우리 주변에 늘 도사리고 있으며 이들은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삼국지 속에서도 마찬가지로 포교의 방식이 비슷했던 것은 아니지만 여러 이단이 등장한다.

장로의 오두미도

황건적의 난을 일으킨 태평도와는 다르게 중앙정부와의 직접적인 대립을 피하고 한중이라는 외곽지역에서 자신들의 이상에 입각한 독립적 사회를 형성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던 종교이다. 조용한 방을 만들어 하늘 앞에서 죄를 회개한다는 교리에 따라 회개와 고백한 하는 정실이란 건물을 짓고 스스로 자신의 죄를 떠올리게 했다. 그 밖에도 도덕경을 읽거나 공공사업 봉사를 하면 무슨 죄든 씻을 수 있다고 여기던 그들은 의사라는 무료숙박시설을 설치했다. 그곳은 무료로 밥과 고기를 이용할 수 있게끔 설계되었는데, 행인은 물론 죄인까지 그곳에서 받아주며 배불리 먹을 수 있도록 해주고 오두미도에 가입해 죄를 씻을 기회를 마련해 주었다고 한다. 이런 오두미도는 삼국지 내에선 장로가 통치를 하는 시기에 그 이름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는데, 대표적인 일화가 하나 있다.

백성을 생각한 이단

215년 조조가 한중으로 밀고 들어왔을 때 곡물창고를 불사르고 도망치자는 부하들의 의견이 있었지만 당시 수장이던 장로는 백성들을 도탄에 빠트릴 수는 없다고 말하며 자칫 적군에게 수많은 군량미를 제공할 수 있게 되어버리는 상황에서도 그 신념을 잃지 않았다. 훗날 이를 높이 산 조조에 의해 그는 장군으로 임명되고 한중지방의 통치를 공식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조조가 오두미도를 뿌리뽑지 않고 그 전파를 허용한 덕분에 뒷날까지 오두미도는 천사도라 불리며 그 명맥이 끊기지 않고 유지될 수 있었다. 비슷한 시기에 있었던 장각의 태평도와는 서로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게 된 것이다.

헌금

주로 그리스도교 계열에서 교회나 성전 등에 바치게 되는 돈을 의미한다. 헌금이라는 말 자체가 바치는 돈이라는 뜻이다. 불교에서는 그 의미가 약간 다르긴 하지만 시주나 공양 등의 표현을 쓴다. 오두미도 또한 이와 비슷하게 신도들에게 쌀을 바치게끔 했다. 거의 대부분의 정상적인 종교에서는 성경이나 교리 등에 따라 헌금(공양)을 강제적으로 받지 않는다. 기독교의 성서에도 야훼는 휩쓸려서 억지로 내는 헌금은 기뻐하지 않는다고 쓰여 있다. 하지만 국내 종교의 내부적인 부패는 바로 이 헌금과 가장 엮여 있다. 본래 헌금의 목적은 종교시설의 안정적인 운영과 사회의 환원인데, 헌금을 빌미로 자신의 이익을 충당하는 성직자들이 생겨났으나 이를 대응해줄 시스템의 구축이 잘 되어있지 않은 탓이다. 이는 일부 헌금을 강요하는 교회나 이단 때문에 이는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애초 주 수입원이 바로 헌금인데 이를 받지 못하면 교회를 예로 들 경우 재정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다. 대부분의 목사들이 별도의 직업을 가지고 있지 않기에 더욱 그렇다. 그렇게 헌금밖에 없는데도 각종 공납금과 세금, 건물 임대료 등의 지출이 필요한 곳은 많으니 낮은 경제력의 직종으로도 간혹 목사가 꼽히기도 하는 것이 괜한 일은 아니다. 잘 알려진 대형교회를 제외하곤 그 수입의 낮음은 더욱 심하다. 이외에도 특별헌금이나 교무금 등 낸 헌금자가 밝혀진 헌금의 경우 종교기부금으로 처리해 소득공제 혜택을 주고 있는 교회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