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1조 7000억 유상증자...“초대형 투자은행 발판 마련”
2017-11-29 박대용 기자
[파이낸셜리뷰=박대용 기자]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자기자본 4조원을 확보해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한다.
29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8일 이사회를 열고 1조 6920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한국투자증권 지분 100%를 보유한 한국금융지주가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4조원을 확보해 초대형IB 기준을 충족하고 신규 사업 및 새로운 가치 창출에 나서면서 오는 2020년 아시아 최고 투자은행이라는 한국투자증권의 꿈에 더 가까이 가게 됐다는 평가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번 증자는 단순한 중개업무 기반의 증권업을 넘어 규모의 경제를 통한 기업금융(IB) 및 실물경제의 자금공급원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는 금융당국이 지난 2013년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 올해 8월 초대형 IB 육성 방안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던 ‘한국형 IB’의 청사진과도 부합된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초대형 IB 기준을 충족함으로써 앞으로 발행어음과 법인 외국환 업무 등의 신규 사업 추진 등이 가능해졌다.
특히, 초대형 IB 육성방안 가운데 가장 주요한 혜택으로 평가 받는 발행어음 허용은 RP, ELS/DLS 등 기존 자금운용 상품 대비 운용제약이 완화돼 투자자에게 높은 수익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증자를 통해 확보된 자금은 탄력적 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더욱 적극적이고 다양한 기업금융 사업 추진도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성공한 우리은행 지분 인수와 내년 출범할 카카오뱅크와의 협력 등 각 사업부별로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서 한국금융지주는 지난 14일 기업어음과 회사채 발행, 한국저축은행과 한국투자파트너스의 현금 배당금 수취 등을 통해 한국투자증권 자본 확충 자금을 조달했다.
또 이중레버리지(자회사출자액/자기자본) 규제를 맞추기 위해 한국투자증권이 9621억원의 중간배당을 한 후 이를 다시 증자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지난 14일 실시된 중간배당으로 한국금융지주의 이중레버리지 비율은 119%에서 86%로 줄어 출자여력을 키울 수 있었다. 금융지주사의 이중레버리지 비율은 130% 이내로 제한할 것을 금융당국은 권고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번 증자를 통해 새로운 금융사업을 시작하고, 카카오뱅크가 보유한 국민적인 네트워크, 우리은행의 전국적 판매채널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