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리뷰] 10월 28일 다미선 교회 휴거 소동

2023-10-28     어기선 기자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1992년 10월 28일 다미선 교회의 휴거 소동이 일어난 날이다. 감리회 이장림 목사가 종교 관련 책자를 익던 도중 ‘Rapture’를 ‘휴거’로 번역하면서 시한부 종말론을 만들어냈다. 다미선 교회의 휴거 소동은 한동안 사회적 이슈가 됐고, 전세계에서 휴거 소동을 취재하기 위해 우리나라로 몰리기도 했다.

왜 하필 1992년 10월 28일

이장림 목사가 휴거 날짜를 19992년 10월 28일로 잡은 것은 노스트라다무스가 예언한 지구종말이 1999년 이뤄지기 때문이다. 요한계시록 종말 부분에는 7년간 짐승의 지배가 있다고 기록돼 있다. 1999년 공포의 대왕이 예수 재림으로 생각했을 경우 7년 전인 1992년 10월이 휴거일로 되는 것이다. 그런데 휴거 소동이 사회적 이슈가 된 것은 1991년 걸프전이 CNN 등을 통해 생중계가 됐기 때문이다. 그 이전까지 전쟁이란 전쟁을 하는 사람들만 체험할 수 있는 것이었지만 이제 TV브라운관을 통해 직접 전쟁을 목격하게 되면서 사회적 공포감은 상당했다. 이런 것이 종말론을 부추기게 만들었고, 다미선 교회는 그것을 파고들고 휴거 소동을 일으킨 것이다. 게다가 1999라는 숫자가 갖는 공포가 있었다. 그것은 노스트라다무스의 1999년 지구멸망 예언 때문이다. 이로 인해 종말 관련된 책이 출간이 빈번했고, TV에서도 종말론이 다뤄지기도 했다. 다미선 교회의 휴거 소동이 여론을 타고 전세계로 퍼져나가자 기존 교회들도 슬그머니 휴거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다. 그것은 기존 신도들이 다미선 교회에 빼앗기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제지하지 못하는 정부

다미선 교회의 휴거 소동이 점차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자 정부가 나서서 휴거설을 믿지 말라고 했다. 교육부는 각급 학교에 휴거설을 믿지 말라고 가정통신문을 발송했다. 그러면서 다미선 교회에 대해 검찰이 수사를 하기 시작했는데 딱히 적용되는 죄목이 없었다. 보다 확실한 것 아니면 종교탄압이라는 역풍이 불 수 있었기 때문에 검찰로서도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이장림 목사를 구속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다미선 교회의 휴거를 믿는 사람들은 늘어났고, 다미선 교회는 휴거를 믿는 사람들을 두 부류로 나눴다. 휴거일 바로 승천하는 사람들과 승천하지 않고 세상에 남아 온갖 고초와 박해를 받은 끝에 순교하는 이들이었다. 그래서 남은 사람들에게 자기 몸을 지키기 위해 수련을 시키기도 했다.

휴거 당일 외신들도

10월 28일 휴거 당일 방송국에서는 다미선 교회 취재에 나섰다. 심지어 CNN 등 외신들도 취재에 나섰다. 당연히 휴거 없이 지나갔다. 그리고 다미선 교회는 웃음거리가 됐다. 휴거가 일어나지 않자 신도들은 단상을 엎어버리고 목사를 폭행하는 등의 행위를 보였다. 다미선 교회 밖에 있던 신도들의 가족들은 집으로 돌아가자고 했고, 신도들은 슬그머니 집으로 돌아가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장림 목사는 휴거 당일 밤 11시에 잠이 들었다. 사실상 이장림 목사는 휴거를 믿지 않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다음날 MBC 뉴스데스크 엄기영 앵커는 “역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라는 멘트를 했다. SBS 뉴스에는 휴거가 불발된 한 사람이 나오는데 부모가 “그래서 목사 말 들어서 휴거 잘 됐어”라면서 등을 때리는 장면이 잡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