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리뷰] 급격히 빠져나가는 ‘MMF’, 그 자금은 어디로 갔나

2023-10-31     전수용 기자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전수용 기자] 머니마켓펀드(MMF). 단기금융상품에 집중투자해 단기 금리의 등락이 펀드 수익률에 신속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한 초단기 공사채형 금융상품이다. 즉, 고객의 돈을 모아 금리가 높은 CP(기업어음), CD(양도성예금증서), 콜 등 단기금융상품에 집중 투자해 여기서 얻는 수익을 되돌려주는 실적배당상품이다. 주식 및 채권시장이 모두 불안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대기성 자금 성격인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석달 새 개인 MMF 설정액이 3조원 이상 줄어들면서 금융투자협회가 통계치를 제공한 200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중 은행 금리가 3~4%대를 넘어서다 보니 굳이 MMF를 이용할 이유가 없어진 영향으로, 저축은행의 경우 6%대까지 예금금리를 주는 곳까지 있어 자금 이동은 더욱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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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개월 사이 3조원 유출

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 MMF 설정액은 16조8908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말 23조810억원 대비 26.8%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금융투자협회가 개인MMF 설정액 통계를 제공한 200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올해 들어서도 20조원 가량을 유지하던 개인 MMF 설정액은 지난 7월 말 19조원으로 떨어진 뒤 줄곧 하향세를 유지하며 3개월 만에 3조원이 넘게 빠져나갔다. 법인 MMF 설정액도 상황은 비슷하다. 130조 3641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5.9% 늘어났지만 올 한해 추이를 보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월평균 법인 MMF 설정액은 올해 5월 148조2971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이후 꾸준히 줄면서 10월 129조7736억원으로 고점 대비 12.5%나 줄었다. MMF는 국공채나 CP 등에 단기로 투자해 얻는 수익을 되돌려주는 상품이다. 수익률이 예금금리와 비슷해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일반적으로 주가가 떨어지면 MMF 설정액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최근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예금 금리가 빠르게 높아지면서 MMF에서 자금이 빠르게 유출되고 있다. 시중 은행 금리가 3~4%대를 넘어서다 보니 굳이 MMF를 이용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 MMF 수익률은 0.65%, 1개월 0.23%에 불과하다. IB(투자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는 어느 자산에도 투자하기 불안하고 예금 금리가 상당히 높아 개인 MMF의 경우 은행 예금으로 대부분 이동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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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예금금리에 저축은행으로 발길

최근 저축은행은 연 6%, 신협의 경우 연 5%대까지 금리가 치솟으며 ‘금리 쇼핑족’들의 관심이 뜨겁다. 영업점은 물론, 비대면 채널까지 접속지연이나 조기 마감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인터넷 카페에는 특판 상품 가입 성공하는 법까지 공유된다. 저축은행협회에 따르면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최고금리가 연 6.3%로 최고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79개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금리도 연 5.41%에 달한다. 최근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부쩍올라 연 6%대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신협 역시 5%대 만기 12개월짜리 정기예금 상품이 나오고 있다. 업계는 일단은 이같은 움직임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저축은행협회 관계자는 “유동성 측면에서도 일단 소비자들이 환영해주시는 건 긍정적”이라면서 반겼다. 저축은행이나 신협은 예적금 금리로 일단 시중은행보다 금리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맞물려 시중은행들도 수신금리를 인상하면서 저축은행보다 높은 금리 역전까지 나타나자 바쁘게 금리 재역전을 시도하고 나서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공격적인 고객 확보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예적금 금리를 통해 대부분 자금을 조달하는데 고금리 예적금 상품의 인기가 좋아진다고 해도 마진이 좋아질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예금금리를 높이는 만큼 대출금리를 높일 수도 있지만 법적인 상한선이 정해진 대출금리를 임의로 마구잡이로 올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공격적으로 수신금리를 올리는 지금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