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리뷰] 세수 늘었지만 증가세 ‘주춤’...원인은?

2023-11-01     전수용 기자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 올해 9월 정부가 28조3000억원의 세금(국세)을 거둬들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조1000억원 늘었다. 하지만 세수 증가세는 주춤하고 있어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9월 국세 수입 현황’에 따르면 올해 1∼9월 누계 기준 국세 수입은 317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조1000억원(15.7%) 증가했다. 예산 대비 진도율은 80.1%로 최근 5년 평균치(최대·최소 제외)를 1.6%포인트 웃돌았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연말까지 올해 세입예산 목표인 396조600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국세 수입이 정부의 올해 세입예산 전망치와 유사한 경로를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목별로는 소득세가 98조7000억원 걷히면서 전년 동기 대비 11조9000억원(13.6%) 증가했다. 최근 고용 회복이 이어지며 근로소득세와 종합소득세를 중심으로 세수가 늘었다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법인세(95조7000억원)도 올해 상반기까지 기업 실적 개선에 힘입어 30조6000억원(46.9%) 늘었다. 부가가치세(61조1000억원) 역시 4조5000억원(8.0%)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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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만 따져보니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세수는 겉으로 보기에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큰 차이점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9월만 놓고 살펴보면 조금 다른 모습이 보여진다. 9월 소득세 수입은 7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수준으로 걷혔다. 그동안 소득세는 전체 국세 수입 증가를 견인할 정도로 빠르게 늘어왔는데 최근 들어 증가세가 주춤해졌다. 부동산 거래가 줄면서 양도소득세 수입이 따라 감소했기 때문이다. 9월 세수에 주로 영향을 끼치는 7월 주택 매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55.5%, 순수 토지 매매량은 26.8% 각각 급감했다. 다만 양도세 감소에서도 근로소득세수가 꾸준히 늘고 있어 전체 소득세 수입은 지난해 규모를 유지할 수 있었다. 증권거래세수도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9월 5000억원 들어왔는데 1년 전 8000억원의 60% 수준에 불과하다. 8월 코스피 거래대금은 171조4000억원, 코스닥 거래대금은 142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절반가량에 그쳤다. 주식 거래가 줄어든 탓에 관련 세수도 반 토막 가까이 급감했다. 유류세 인하 조치가 이어지면서 9월 교통세 수입도 전년 대비 4000억원 감소했다. 반면 이 기간 법인세 수입은 2조9000억원, 부가가치세 수입은 3000억원 각각 증가했다. 증가세가 꺾이긴 했지만 올해도 세수는 선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내년에도 이같은 ‘세수 풍년’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그동안 세수 증가에 한몫했던 부동산·증권 거래가 올해 들어 큰 폭으로 꺾인 데다 수출·내수 경기도 둔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