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리뷰] 불안한 금융시장...각광받는 ‘저쿠폰채’
2023-11-08 전수용 기자
‘저쿠폰채’ 뭐길래?
채권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지만 이자를 지급하는 이표채 채권은 처음 발행될 때 1만원으로 발행이 된다. 여기에 쿠폰(이자)가 붙어서 나오는데 300원, 500원 이런 식으로 쿠폰이 정해지면서 수익률이 결정된다. 채권이 발행이 되고 나면 금리나 신용에 따라 채권 가격은 변동이 된다. 가격이 변동되면 채권 수익률이 바뀐다. 그렇지만 쿠폰은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만기 때 원래 발행가인 1만원과 마지막 쿠폰을 주면서 종료된다. 여기서 저쿠폰채의 중요 포인트가 있다. 채권을 중간에 매수한 사람은 어떤 가격에 샀어도 만기에는 1만원을 돌려받는다. 예를 들어 9천900원에 샀으면 만기에 돌려받는 금액은 무조건 1만원이 되는 것이다. 두 번째 포인트는 현재 세법상 채권의 매매 차익은 비과세이다. 특, 9천900원에 사서 1만원을 받았으면 100원의 매매차익이 생기는 것인데 이 부분이 비과세인 것이다. 물론 이자에 대해서는 이자 소득세를 낸다. 이처럼 매매차익에 대한 부분이 비과세이기 때문에 같은 수익률이라도 세후 수익률이 훨씬 높은 것이다. 특히, 금융소득종합과세자의 경우 소득세율(최고 45%)로 이자 소득세를 떼는데 이걸 피할 수 있어서 절세 채권이라는 별명이 붙었다.채권 사들이는 개인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들이 장외시장에서 사들인 채권의 규모는 17조963억(11월4일까지 기준)이다. 지난 한 해 동안 개인이 채권을 순매수한 금액이 4조600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벌써 4배 급증했다. 올해만 증시가 부진했던 게 아닌데 올해 특히 채권 투자 열풍이 강한 이유는 뭘까. 첫 번째 이유를 꼽자면 금리 상승에 따라 채권 가격이 내려가면서 채권 가격이 저평가 구간에 진입했다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채권 가격은 채권 금리(유통수익률)와 반대로 움직인다. 채권 투자의 진입 장벽이 크게 낮아진 것도 한몫하고 있다. 채권 투자는 원래 고액 자산가나 기관투자가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다. 하지만 요즘은 국내 대형 증권사에서 채권을 1천원 단위로도 구매할 수 있다. 증권사 창구에 나가지 않고 주식처럼 모바일 트레이닝 시스템(MTS)으로 투자할 수 있따.각광 받는 저쿠폰채
최근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각광을 받는 것이 ‘저쿠폰채’이다. 채권에서 ‘쿠폰’이란 만기 전 중간중간에 받는 이자를 의미한다. 이름만 들으면 이자 수익이 낮을 것 같은데 왜 부자들이 이 채권을 살까. 저쿠폰채는 금리가 급등하기 전인 2020∼2022년 연 0∼2%의 낮은 표면 금리로 발행된 개별 채권이다. 국고채나 한전채 등 신용등급이 높은 국공채가 많다. 때문에 표면금리는 낮지만 실질 수익률을 따져보면 정기예금보다 유리하다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올해 들어 금리 급상승에 따라 채권 가격이 많이 내려간 상황이라 저쿠폰채를 사서 만기까지 보유하면 매매차익도 얻을 수 있다. 1만원짜리 저쿠폰채의 경우 만기가 짧은 건 9600∼9700원, 만기가 긴 국고채의 경우는 5000∼6000원대로 할인돼 거래된다. 개별 채권의 매매차익은 앞서 언급했 듯 비과세 대상이다. 다만 정부가 제출한 세법 개정안이 연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당장 새해 1월 1일부터 금융투자소득세가 도입된다. 이렇게 되면 개별 채권의 매매차익에 대해서도 과세되기 때문에 저쿠폰채의 매력은 떨어지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