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절반’...“지금 우리 회사는 사양화 단계”

2016-08-01     이성민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우리나라 기업들 가운데 절반 가량이 현재 자신의 회사 수익원은 사양화 단계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2천 4백여곳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저성장시대에 대한 인식과 대응전략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절반가량(49.9%)은 “지금 수익원은 사양화 단계”라고 입을 모았다.

이어 ‘대내외 환경변화에 대처하지 않으면 귀사의 생명력은 얼마나 유지될까’라는 물음에 평균 8.4년이라고 응답했다.

업종별로는 시장상황이 빠르게 변화하는 전자업종이 6.5년으로 가장 짧았고, 자동차 8년, 기계·철강 9년, 정유 10년, 섬유는 15.9년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에 대해 대한상의 관계자는 “기업들이 기술력을 개발했다 하더라도 시장과 경쟁자들이 더 빨리 변하고 있어 따라잡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며 “그렇다고 고객에 대한 단기적인 대응에 급급하고 중장기적인 변화를 외면한다면 시장의 범용화에 매몰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대내외적 시장환경의 변화속도를 100마일(mile)이라고 할 때, 귀사의 적응속도는 어느 정도인가’라는 물음에 대부분의 기업들이 74마일에 불과하다고 응답했다.

아울러 지금의 수익원도 금새 범용화·사양화 되는 시대에 ‘기업들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라는 질문에 기업들은 ‘융합’이 24.8%로 가장 많았고, ‘저비용·고품질’ 17.2%, ‘사회공헌’ 13.3%, ‘창조적 인재’ 13.2%로 각각 뒤를 이었다.

특히, ‘지금은 우리 전통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었지만 융합을 통해 충분히 매출을 늘릴 수 있다’는데 기업의 66%는 동의했다.

실제로 ‘미래 융합가능한 기술’을 묻는 질문에 ICT·가전 업종은 ‘사물인터넷’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고 자동차나 부품기업들은 ‘인공지능·로봇, 3D프린팅, 드론’등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또 스마트쉽 등으로 재기를 꿈꾸고 있는 조선 및 기자재업종도 인공지능·로봇, 3D 프린팅, 가상현실’등에 관심을 가졌다.

이런 상황에 대해 신현한 연세대 교수는 “융합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CEO가 먼저 열심히 배워야 한다”며 “천리마를 재빨리 알아채는 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미래에 뜰 것으로 예상되는 유망산업은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들은 에너지·환경(34.4%), 바이오·헬스(21.5%), ICT 융합(19.2%), ICBM(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15%), 고부가가치 서비스(9.4%) 등을 선택했다.

이외에도 혁신을 위한 정부정책을 묻는 질문에 ‘불확실한 미래산업에 모험자본 유입환경 구축’(48.8%)이 가장 많았고 이어 ‘규제혁신’(46.2%), ‘창조적 인재육성’(31.0%) 등을 꼽았다.

대한상의 이동근 상근부회장은 “한국기업의 3년 생존율은 38%에 불과해 OECD 조사대상국(25개국) 중 하위권에 그친다”며 “불황에 쫓겨 단기이익에 급급하다보면 시장에서 설자리를 잃게 될 수 있다. 혁명적인 아이디어가 소중한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