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경제리뷰] 전두환 그리고 노인무임승차

2023-11-16     어기선 기자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노인 무임승차는 고령자(65세 이상)의 운임요금을 면제해주는 것이다. 처음 제도가 실시될 때만 해도 65세 이상 고령자의 비율이 적어서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갈등이 촉발됐다. 특히 철도공사와 지자체의 적자가 두드러지면서 사회적 이슈와 논란거리고 급부상하기에 이르렀다. 노인무임승차는 부동산, 대학입시, 징병제 그리고 저출산과 더불어 우리나라 5대 심각한 이슈라고 할 수 있다. 노인무임승차 폐지나 연령을 상향하는 등의 방법이 제시되고 있지만 선거철만 되면 노인표를 의식해서 철회되기 일쑤였다.

전두환의 지시로

노인무임승차 제도는 1980년 5월 8일 어버이날을 계기로 70세 이상 고령자에게 요금 50% 할인 제도를 도입하면서 시작됐다. 1년 후 노인복지법이 제정되면서 노인 연령이 65세로 낮춰졌다. 그리고 1984년 전두환의 지시로 지하철은 무임승차를 하게 되면서 현재까지 완전 무임승차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이는 당시 대한노인회 회장이 전두환의 빙부였기 때문이라는 언론보도도 있었다. 당시 지하철 무임승차와 더불어 시내버스 요금도 무료로 시행했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1990년대 들어서면서 시내버스 완전 무임승차는 폐지하고 보건사회부(현재 보건복지부)에서 65세 노인 1인당 월 12장의 무료승차권을 각 읍면동사무소를 통해 배포하는 정책을 시행하기도 했다. 만약 기본요금이 초과할 경우 추가 요금을 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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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임승차는 갈등의 원인이 돼

노인무임승차는 사회적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노인무임승차의 근본은 보건복지부와 도시철도공사 간의 적자상태의 재정을 회복하기 위한 시각을 달리 보고 있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무임에 소요되는 예산을 도시철도공사에게 떠넘기면서 정부 차원의 지원은 없다. 이로 인해 지하철 운영사 입장에서는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다. 반면 민자 경전철 노선 의정부 경전철, 용인경전철은 노인무임승차 혜택이 아예 없다. 다만 노인무임승차 제도를 없앤다면 과연 지하철 운영의 적자폭을 해소할 수 있느냐는 부분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다. 왜냐하면 적자가 심해도 너무 심하기 때문이다.

세대 갈등의 원인이

노인무임승차는 세대 간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2030대의 경우 노인무임승차에 대한 사회적 비용을 자신들이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불만이 많다. 하지만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자신이 직접 혜택을 받아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폐지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낸다. 문제는 4050대이다. 4050대는 노인무임승차 혜택을 받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몸으로 체득하는 느낌이 멀게 느껴지지만 곧 자신에게 닥쳐올 혜택이라는 점에서 만감이 교차한다. 즉, 찬성과 반대가 뒤섞여 있다.

폐지나 노인 연령 상향 못하는 이유

노인무임승차에 대한 반대 여론이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이 폐지 혹은 노인 연령 상향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표심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도 평소 노인무임승차 폐지 여부에 대해 논의를 하지만 선거철만 되면 노인무임승차 폐지 여론은 뒷전으로 밀린다. 왜냐하면 후보자들 입장에서 노인 표심은 현실이기 때문이다. 점차 고령화가 되면서 노인 유권자들의 비중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더욱이 노인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다른 세대에 비해 높은 편이다. 따라서 노인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하는 노인무임승차 폐지를 꺼내는 것이 후보자들로서는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고양이 목에 방울을 누가 먼저 다느냐의 문제가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