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리뷰] 11월 28일 서울 대학로 백골 사건

2023-11-28     어기선 기자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2008년 11월 2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공사현장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백골 10여구가 한꺼번에 발견됐다. 대학로 번화가에 백골 시신이 10여구나 발견됐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발칵 뒤업어진 사건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연쇄살인범의 소행이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왔지만 결국 영구 미제 사건으로 남았다. 다만 어떤 시신인지 추정을 할 뿐이다.

연쇄살인? 국군 전사자

처음에는 연쇄살인범의 소행일 것이라는 추측을 했다. 왜냐하면 당시 유영철, 정남규 등등 연쇄살인범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기도 했던 때이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 한 복판에서 시신이 10여구나 발견됐기 때문에 경찰로서는 바짝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칫하면 영구 미제 사건으로 남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발견된 위치가 성북구 돈암동 미아리고개와 가깝다는 점에서 6.25 전쟁 당시 서울로 침투했던 북한군의 남침 경로이고, 당시 북한군의 남침을 필사적으로 저지하기 위해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다. 게다가 인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서는 북한군이 국군 부상자와 반공성향의 시민들을 마구잡이로 학살한 전적이 있다. 이런 이유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현장 조사를 했다. 하지만 국군 전사자일 가능성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왜냐하면 탄피도 발견되지 않았고, 계급장 등이나 전투복 등이 발견되지 때문이다. 총상이나 외상 흔적 역시 발견되지 않았다. 게다가 발견된 백골은 어린이와 여성들의 유골이 뒤섞여 있었기 때문에 국군 전사자가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다. 또한 북한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이 아니냐는 추측을 했지만 역시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민간인 학살 현장은 시신이 비교적 온전하게 보존돼 있지만 해당 현장에서는 부분별로 절단된 흔적이 발견됐고, 총상 등 외상이 없었다.
사진=연합뉴스

새로운 가설

이런 이유로 새로운 가설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해부 실습에 쓰인 시신이 아니냐는 추측을 했지만 기록에 의한 장례식을 치르고 화장했다고 했기 때문에 해부 실습 후 유기한 시신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가장 가능성이 높은 가설은 일제강점기 당시 생체실험의 희생자였을 가능성이다. 다만 경성제국대학(현 서울대학교) 출신자들은 어린이 시신을 해부한 적이 없고 장례식을 치르고 홍제동 화장장에 화장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국과수가 검시한 두개골 중 일부가 의료용 톱으로 절단된 흔적이 있으며 해당 현장이 과거 경성제국대학 의학부 강의실과 대학병원 사이 공터였다는 점을 근거로 하여 2009년 3월 26일 대학로의 백골들은 구 경성제국대학 의학부에서 해부실습을 하고 유기한 시신이라고 1차 결론을 내렸다. 다만 아직도 해당 시신이 어떤 시신인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