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리뷰] 다시 기지개 켜는 ‘금’...슬기로운 투자방법은?

2023-11-28     전수용 기자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전수용 기자] 줄곧 하락세였던 금값이 이달 들어 조금씩 오르기 시작했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지난 주 공개한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참석자 대부분이 금리 인상 속도를 '곧' 완화하는 데 동의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후 달러 가치의 상승에도 단기대체재인 금 가격 역시 천천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은 실물을 직접 사는 투자 방법이 있지만 금융 상품을 통해 직간접적으로도 구매할 수 있다. 오늘은 다양한 금 투자방법을 알아보자.

실물을 사보자

금은방에서 금을 사면 마치 은행에서 달러를 사는 것처럼 기준 가격보다 비싸게 사고 팔 때는 더 싸게 팔아야 하는 데다가 부가세 10%를 별도로 지급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금 종류에 따라서는 세공비도 발생할 수 있다. 부가세나 세공비는 팔 때도 돌려 받지 못하는 순수 비용이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팔 때 감정을 받아야 할 수도 있어 추가 비용이 들기도 한다. 때문에 금을 실물로 투자하는 것은 추천하고 싶지 않은 방법이다. 하지만 실물 보유를 원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사진=픽사베이

실물 금을 갖고 싶다면

한국조폐공사는 여러 가지 수익 사업을 진행한다. 금 순도 인증도 해주고, 골드바를 제작하기도 한다. 조폐공사에서 제작한 금은 ‘잠상’이란 게 새겨져 있는데, 잠상이란 보는 각도에 따라 글자와 그림이 다르게 보이는 마치 홀로그램 같은 기술이다. 금 같은 고체에 이런 홀로그램을 새기는 건 매우 어려운 기술이다. 때문에 잠상이 새겨진 골드바는 최상급 품질로 인정을 받는다. 조폐공사에서는 이렇게 자체 제작한 골드바를 온/오프라인으로 판매한다. 종류는 10g~1kg까지 총 8종류다. 고급 기술도 들어가고 믿을 수 있는 곳에서 파는 금이다 보니 비쌀 것 같지만, 오히려 시중 거래소들보다 저렴하다. 앞서 금을 살 때는 기준 가격에 각종 마진과 비용이 붙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일반 금 거래소에서는 이 마진이 5~6% 정도인 반면, 조폐공사는 4.9~6%이다. 여기에다가 별도의 광고를 하지 않는 대신 그 비용으로 간혹 할인 판매 행사도 한다. 단, 조폐공사에서는 금을 살 수만 있고 팔 수는 없다. 조폐공사에 금을 판매할 수 있는 곳을 문의하면 협력 업체를 소개시켜주기도 하지만, 반드시 매입가를 높게 쳐주는 건 아니니 팔 때는 여러 금 거래소를 비교해봐야 한다.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KRX 금 시장

KRX 금 시장에서 구매하는 금도 실물 인출이 가능하다. 100g짜리 혹은 1kg짜리 골드바로 인출할 수 있고, 거래하는 증권사 지점에 방문해 수령할 수 있다. 이렇게 실물로 인출하면 여러 가지 비용이 발생하는데, 그 비용을 합쳐서라도 2% 넘게 저렴하다. KRX 금 시장은 기준 가격에 붙는 5~6% 정도의 마진이 없다. 대신 여의도에 위치한 예탁결제원 금고에 있는 금을 꺼내와야 하기 때문에 별도의 비용이 발생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골드바 1개당 약 2만원, 운송비 약 9만원, 증권사 수수료 1만원 가량이 소요된다. 여기에 부가세 10%가 별도로 붙지만 매수 시점 가격을 기준으로 부과된다. 예를 들면, 700만원에 매수한 금값이 1000만원이 됐을 때 실물로 인출하면 1000만원에 부가세 10%가 붙는게 아니라 700만원에 10%가 붙어 70만원만 내면 된다. 이같은 다양한 비용을 계산해 보면 대략 2.5% 정도 저렴해서 실물 투자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도 KRX 금 시장이 가장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유일한 단점은 거래하는 증권사 지점이 예탁결제원 근처에 있다면 신청 당일 출고가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예탁결제원에서 해당 지점까지 배달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틀 정도는 기다려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사진=픽사베이

금에 투자하는 금융 상품도 있다

먼저 금 통장(골드 뱅킹)이라고 불리는 상품이 있다. 은행에서 예금 가입하듯이 가입할 수 있고, 0.01g단위로도 투자할 수 있다. 금 통장으로 금에 투자하면 국내 금 시세에 1%의 수수료가 붙게 된다. 예를 들면, 오늘 국내 금시세가 1g당 8만원이라면, 실물을 직접 사거나, 1%의 수수료를 더해 8만800원을 입금해야 통장에 1g의 금이 찍히게 된다. 출금 때도 마찬가지로 1%의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아울러 출금 때 매매 차익이 있다면 그 수익에 15.4%의 배당 소득세가 과세된다. 간접 투자 상품으론 ‘금 펀드’ 상품도 있다. ▲금 관련 파생 상품(금 선물)에 투자하는 펀드, ▲금과 관련된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 등 크게 두 종류가 있다. 당연히 수익률은 차이가 있다. 금 펀드에 투자할 땐 펀드의 투자 대상이 무엇인지 꼭 확인해봐야 한다. 금 펀드 역시 차익에 15.4%의 세금을 부과하고, 수수료와 보수는 펀드마다 다르지만 투자 금액의 연 1~1.5% 정도가 일반적이다.

ETF 통해서도 금 투자 가능

ETF는 KOSPI200, KOSPI50과 같은 특정지수의 수익율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된 지수연동형 펀드(Index Fund). 인덱스 펀드와 뮤추얼 펀드의 특성을 결합한 상품이다. 지난 2002년 처음으로 도입된 ETF는 인덱스 펀드와는 달리 거래소에 상장돼 일반 주식처럼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다. 이런 주식 시장에 상장된 ETF를 통해서도 투자가 가능하다. 금 선물 가격의 움직임을 따라서 ETF의 가격이 움직이는데, 금 펀드와 비슷하지만 주식처럼 사고 판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거래세는 없고, 차익에는 15.4%의 세금이 원천 징수 된다. 모든 ETF가 그렇듯 실제 금값과는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장기 투자를 하게 되면 그 오차가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투자 기간은 6개월을 넘기지 않도록 하는 게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