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경제리뷰] 인류 역사 첫 파업

2022-11-29     어기선 기자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화물연대 파업에 윤석열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29일 발동을 했다. 파업은 노동자들이 노동 조건의 유지 및 개선이나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하여 일제히 작업을 거부함으로써 사업자나 정부에 타격을 주려는 행위를 말한다. 노동자의 파업은 자신의 부당한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사용자에게 반발하는 최후의 수단 정도로 볼 수 있다. 흔히 파업이라고 하면 자본주의 시대에 있는 최후의 수단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왕조시대에서도 파업은 최후의 수단이 되기도 했다.

이집트 람세스3세 파업 기록

역사상 첫 파업은 지금으루부터 3000년전 이집트 람세스 3세 당시 파업의 기록이 남아있다. 람세스 3세 통치 기간 동안 테베의 서안 지구에서 데이르 엘 메디나의 무덤 노동자들이 임금 배급을 받지 못해 파업을 했다. 람세스 3세 29년(B.C. 1152)에 기록된 파업이다. 당시 노동자들이 임금 배급을 받지 못하면서 “우리는 배고프다‘면서 투트모세 3세 영안실 사원 뒤에서 연좌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우리는 굶주리고 있소. 벌써 이번달 급여일이 18일이나 지났소”리면서 연좌농성을 벌인 것이다. 당시 임금은 ‘빵’과 ‘맥주’였다. 맥주라고 하면 오늘날 ‘라거’를 생각하기 쉽지만 보리를 발효시킨 죽과 같은 형태였다. 노동자들은 파업을 하는 이유에 대해 ‘배고픔’ 때문이 아니라 ‘적절한 양의 급여’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투트모세 3세 영안실 사원은 파라오 혹은 ‘신관’ 등 아주 특별한 권한을 갖고 있는 이들만 출입하는 곳이다. 그런데 노동자들이 점거 농성을 했다는 것은 그야말로 이레적인 일이다. 이들은 “즉시 세티 1세 신전으로 들어가 그곳에서 밤샘 시위를 벌입시다”면서 연좌농성을 한 것이다. 또한 “만약 급여를 받지 못하고 오늘 이곳에서 돌려보내어진다면 나는 파라오의 무덤을 도굴한 이후에야 잠자리에 들 것이다”면서 신성모독 발언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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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급여 지급

이에 권력 서열 2위인 총리급이 급여를 보장해주겠다고 서신을 보내면서 시위대를 달랬다. 이에 급여 일부를 지급했다. 하지만 또 다시 급여가 연체되고, 파업은 반복됐다. 노동자가 파업을 했다는 것은 당시 노동자들이 ‘노예’가 아니라 ‘자유민’이었다는 것을 방증한다. 오늘날 우리가 피라미드 공사에 투입된 인력을 상상하기를 노예이고, 채찍 등으로 일을 독촉하는 등의 이미지로 각인됐다. 하지만 당시 피라미드 등이 투입된 노동력은 ‘노예’가 아니라 ‘자유민’이었다는 것을 인류 역사상 첫 파업 기록에서 고스란히 남아 있다. 더욱이 신성한 장소를 점거해서 연좌농성을 했다는 기록은 오늘날 파업의 형태를 그 당시에도 보여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당시 기록 등에서도 파업은 사회적 약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사용했던 유일한 수단이면서 당연한 수단이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