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리뷰] 12월 5일 땅콩회항 사건 발생
2023-12-05 어기선 기자
땅콩이 뭐기에
사건은 간단했다. 조현아 부사장에게 여성 객실승무원이 견과류 간식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승객의 의사를 물어보지도 않고 접시에 담지 않고 봉지 째로 간식을 제공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내용으로 승무원을 호되게 질책했고, 중간관리직에 있는 사무장 박창진을 호출한 후 질책이 이어졌다. 그리고 해당 숭무원과 사무장을 무릎 꿇게 한 후 모욕을 줬는데 이때 퍼스트 클래스에서의 고함은 이코노미 클래스에서도 들릴 정도였다. 결국 사무장 박창진의 하기를 위해 회항을 했고, 이로 인해 인천공항 도착이 지연됐다. 원래 견과류는 봉지를 개봉한 상태에서 접시에 담아 서비스를 제공해왔었다. 하지만 견과류 알레르기가 있는 손님에게도 봉지를 개봉한 상태에서 제공을 한다면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자 결국 봉지를 개봉하지 않은 채 제공하는 것이 매뉴얼이 된 상태였다. 즉, 여성 객실승무원의 대응이 적절했다는 것이다. 특히 견과류 냄새만 맡아도 혼수상태에 빠지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봉지를 개봉한 채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은 사실상 살해행위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절대 금하는 것이 됐다. 결국 조현아 부사장은 고객 서비스 향상을 위한 질책이었다고 해명했지만 대한항공 기업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사건이 됐다. 더욱이 기체를 회항시킬 수 있는 권한은 기장에게 있는데 부사장의 지시로 회항을 했다는 것은 엄청난 갑질이라고 할 수 있다.사과했지만 여론은
대한항공과 조현아 부사장은 여론이 악화되자 사과를 했지만 여론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았다. 이에 임원회의를 소집해 조현아를 대한항공 '기내식 기판 사업부문 본부장, 호텔사업부분 총괄부사장, 객실승무본부부사장' 직책에서 보직해임하기로 결정했다. 조양호 회장 역시 자식 교육을 잘못 시킨 아버지인 자신에게 나무라달라는 내용의 사과를 했고, 조현아 부사장을 검찰 및 국토교통부의 조사 결과와 상관 없이 경영일선에서 모두 퇴진시키겠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조현아 부사장이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기 위해 출석하는 과정에서 고개를 푹 숙인 채 걸어가는 장면이 각종 개그 프로그램에서 패러디가 되기도 했다. 해외에서도 상당한 반응이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 기사의 한 대글에는 “얼간이가(A nut)가 땅콩 가지고(over nuts) 날뛰다니(goes nuts). 누가 생각이나 했겠냐”고 조롱하기도 했다. 해외 기업들도 패러디나 디스를 했다.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 회장이 기자 간담회에서 “요즘 한국에는 허니버터칩이라는 과자가 인기가 많다고 하는데, 에어아시아가 한국에서 허니버터칩을 많이 확보해 소주와 함께 기내 서비스로 제공하길 바란다”면서 “다만 허니버터칩은 봉지로 제공될 것이며, 접시에 담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조롱했다. 건강관련 제품을 취급하는 미국 업체 아이허브(iHerb)에선 마카다미아를 취급한다는 트윗을 한국어로 작성했는데 “봉지 포장 상태로 배송한다”고 했다. 해당 업체는 미국을 중심으로 사업을 한다는 점에서 영어가 아닌 한글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특징이 있다. 해당 사건을 바탕으로 한 승무원 타이쿤이라는 게임도 만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