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통한 과거리뷰] 그라피티(graffiti)
2023-12-05 어기선 기자
검은 피카소, 장미셸 바스키아
그라피티는 이탈리아말로 낙서라는 뜻이다. 타인의 영역에 허락을 받지 않고 무단으로 그린 것을 말한다. 1960년대 미국 빈곤층인 흑인 젊은이들이 스프레이 페인트로 사회적 저항을 하는 차원에 벽에 낙서를 그린 것이 기원이 됐다. 1960년대이면 미국의 주요 도시들이 노후화됐다. 신도시는 주로 부자들이 이주하면서 기존 도심은 빈곤층 특히 당시에는 흑인들이 살면서 일명 슬램화됐다. 그 슬램화된 도시에 생활하던 흑인 젊은이들이 저항을 하기 위해 만든 음악이 힙합이며, 미술이 그라피티였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단순히 낙서 수준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예술로 취급된 것은 검은 피카소로 불리는 장미셸 바스키아 때문이다. 뉴욕 브루크릭 파크 슬로프에서 태어난 장미셸 바스키아는 우울한 시절을 보냈는데 1980년대 당시 브레이크 댄스, 펑크족의 출현, 레게, 힙합 등의 흑인 문화의 영향을 받아 그라피티를 그렸다. 그러다가 앤디 워홀을 만나면서 인생이 변화했다. 그라피티를 해왔던 바스키아는 어느새 자신이 유명한 사람이 돼있었다. 그런데 1987년 워홀의 사망 소식을 들으면서 큰 상실감으로 헤로인 중독에 빠졌고, 결국 27살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하게 됐다.최고가로 낙찰
바스키아 작품 중 작품 ‘무제’는 소더비 경매에서 일본의 패션 이커머스 조조타운의 창업자 마에자와 유사쿠에 의해 앤디 워홀의 기존 기록을 뛰어넘는 최고 가격인 1억 1050만 달러로 낙찰됐다. 오늘날 그라피티 상당수는 그의 작품을 추종한 작품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일부 미술계에서는 그라피티 작품이 너무 획일적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라피티에서 바스키아를 뛰어넘는 작품을 아직까지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 대다수 정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