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경제리뷰] 한국판 이타이이타이병, 온산병
2023-12-05 어기선 기자
온산병이란
온산병이란 울산에 있는 온산공단에서 1980년대 발병한 병이다. 온산병은 공장들이 하천에 버린 온갖 중금속 폐수가 바다에 흘러가면서 수산물이 오염됐고, 그것을 모른 채 지하수와 수산물을 먹으면서 체내에 중금속이 쌓이게 되면서 일본의 이타이이타이병과 유사한 증세를 보였다. 이에 1만명이 넘는 주민들이 고향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주하게 만들었다. 그만큼 온산공단은 공해의 온상이었다. 온산공단은 1974년 구리·아연·알루미늄 등 비철금속공업 기지로 지정된 후 1980년대 들어 화학·제지·자동차부품 등 다양한 업종의 공장들이 입주해 종합공업단지로 탈바꿈했다. 하지만 공업단지 개발을 위한 종합계획을 세우지 않고 개별공장들이 공장을 세우는 바람에 환경오염이 심각했다. 1983년 주민들이 허리와 팔다리에 아픈 증상을 호소했고, 1985년에는 이 지역 주민 1,000여명이 전신마비 증상을 보였다. 이에 한국공해문제연구소가 “이타이이타이병의 초기 증세와 비슷한 병을 앓고 있다”고 발표하면서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았다. 당시 일본의 이타이이타이병에 대해 한국 언론에서 집중조명하면서 이타이이타이병이 심각하다는 것을 국민들이 인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도 한국판 이타이이타이병이 발현되면서 그 심각성은 더해졌다.페놀 사태와 맞물려
결국 온산 지역 주민들은 11개 공해배출업체 대상으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공해피해에 대한 법원의 구체적인 인정을 받았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은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정부로서는 해당 사건이 이슈화되는 것을 최대한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대규모 이주도 이뤄지면서 1만명 넘는 사람들이 고향을 떠나야 했다. 만약 아시안게임이나 88서울올림픽이 없었다면 정부가 이에 대해 관심을 가졌을지는 미지수다. 이것이 페놀 사태와 맞물리면서 우리나라에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게 됐다. 이에 ‘쓰레기를 줄입시다’ 캠페인이 일어났으며, 가요계는 환경콘서트 ‘내일은 늦으리’ 등의 행사를 열게 했다. 아울러 만화영화에도 영황을 미쳤는데 1997년 녹색전차 해모수, 1999년 레스톨 특수구조대 등의 작품도 배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