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Hi스토리] 재벌집 막내아들 실체 모델 ‘새롬기술’
2022-12-13 전완수 기자
설립도 10년 안된 회사가
새롬기술은 1993년 설립됐는데 설립한지 10년도 안된 1999년 8월 2천300원의 공모가로 증시에 입성했다. 하지만 이듬해 3월 30만 8천원으로 뛰었다. 약 134배 수준으로 폭등한 것이다. 상장 당해 연도 10월 저점(1천890원) 대비 상승률로만 163배이다. 한국 증시 역사상 역대 최고 상승률과 낙폭을 기록한 종목이다. 새롬기술이 내세운 아이디어는 다이얼패드이다. 인터넷으로 국제전화를 무료로 쓸 수 있다는 것이었다. 최근에는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국제전화를 사용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다이얼패드를 통한 인터넷으로 국제전화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아이디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IT 버블이 작용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 IMF를 극복하는 수단으로 IT 버블을 이용했다. 그러면서 새롬기술의 PER(주가이익비율)은 2000배를 웃돌았다. 당시에는 회사 이름 뒤에 ‘닷컴’을 박으면 주가가 오르던 시기였다.순식간에 거품은 사라지고
하지만 새롬기술의 거품이 꺼지는 것도 순식간이었다. 2000년 말 새롬기술의 주가는 곤두박질 쳤다. 고점 대비 96% 빠진 것이다. 5개월 만에 163배 상승했지만 또 다시 96% 하락하면서 롤러코스터를 제대로 탔다. 일각에서는 코인 가격 변동과 비교를 하지만 새롬기술의 주가 변동에 비하면 코인 가격 변동은 새발의 피다. 수많은 개미 투자자들은 눈물을 흘려야 했지만 대기업들도 눈물을 흘려야 했다. 특히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중공업 등 삼성그룹의 주력 계열사들도 새롬기술에 무려 88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새롬기술이 거품인 이유는 다이얼패드가 사실 눈에 확 띄는 그런 수익성을 낼 수 있는 상품은 아니었다. 상장 첫 해였던 1999년 새롬기술은 262억원의 매출에 1억5700만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곧바로 이듬해인 2000년에는 매출이 137억원으로 절반 수준으로 고꾸라졌고 영업손실은 216억원에 달했다. 2001년 매출이 387억원으로 급증하는가 했지만 영업손실은 368억원으로 불어났다. 결국 다이얼패드는 매각됐고 오상수 사장이 허위공시로 구속되면서 코스닥 신화는 막을 내렸다. 새롬기술은 경영권 분쟁을 겪은 이후 2004년 3월 솔본이라는 사명으로 현재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 솔본은 현재 의료기기 업체 인피니트헬스케어와 투자사인 솔본인베스트먼트 등을 거느린 지주회사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