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통한 과거리뷰]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2023-12-26     어기선 기자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소설가 조세희 작가가 지난 25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80세. 도시출판 이성과힘 관계자는 조세희 작가가 지병으로 강동경희대병원에서 타계했다고 밝혔다. 고인은 1942년 경기도 가평에서 태어나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와 경희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1965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서 단편 ‘돛대 없는 장선(葬船)’이 당선돼 등단했으나 10년 동안 소설 작품을 쓰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후 1975년 ‘칼날’을 발표했고, ‘뫼비우스의 띠’, ‘내 그물로 오는 가시고기’ 등 단편 12편을 묶은 소설집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1978년 출간했다.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된 도시하층민 고통

해당 소설은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된 도시하층민의 고통을 간결한 문체로 그려낸 명작이라는 찬사를 들으면서 필독서이면서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해당 소설은 광주대단지사건을 소재로 했으며, 상대원공단도 배경으로 나온다. 이런 이유로 군사정권에서는 금서로 지정됐다. 하지만 날개 돋힌 듯이 팔려나가면서 성남 개발의 아픔을 국민들이 알게 됐다. 이후 '문학과지성 76년 겨울호'에 수록됐고 1979년 제13회 동인문학상을 수상했다. 해당 소설은 큰 아들, 작은 아들, 막내딸 시점으로 도시 빈민들의 생활상을 그려냈다. 난쏘공은 간결체 문학의 대명사가 됐다.

수위도 높아서

다만 수위가 높아서 청소년이 읽기에는 불편한 내용들이 많다. 주인공 영희가 입주권을 되찾기 위해 부동산 업자와 동침하는 장면 등이 있고, 다른 연작에는 부유층 자제들의 문란한 성문화가 묘사되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청소년들이 읽기에는 부적절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명영화도 만들어졌지만 역시 청소년관람불가의 딱지가 붙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쏘공이 오늘날까지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현대사에서 산업개발과 도시개발 등의 과정 속에서 소외된 도시 빈민의 모습을 그렸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