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통한 과거리뷰] 뉴진스 한지 홍보 영상 中 저격, 문화대혁명

2024-01-11     어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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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걸그룹 뉴진스가 한지의 우수성을 알리는 홍보 영상에 출연했다가 중국 일부 누리꾼들의 표적이 됐다. 뉴진스는 지난 6일 공개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공진원)의 ‘2022 한지분야 한류연계 협업콘텐츠 기획개발 지원사업’ 홍보영상에 출연했다. 해당 영상에서 한지의 우수성을 알렸다. 뉴진스 멤버들은 한지의 유구한 역사에 대해 알아보고, 안정성이 강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을 비롯해 세계적인 예술 작품을 복원하는 데 사용된다는 점 등을 거론하면서 한지가 우수하다고 알렸다. 하지만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일부 누리꾼들이 뉴진스 SNS에 몰려와 “종이를 처음 만든 나라는 중국”이라면서 악플로 도배를 했다. 또한 중국어로 “왕희지(중국 동진의 서예가)가 있을 때 너희 파오차이국은 없었다”는 댓글을 달았다. 파오차이는 중국 쓰촨(上海)성 지역의 채소 절임 음식으로 김치와는 엄연히 다른 음식이지만 중국은 우리 김치를 ‘한궈파오차이’(韓國辣白菜)라고 부르며 중국이 김치의 원조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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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대혁명으로 무너진 중국 문화

이처럼 중국 누리꾼들이 이런 반응을 한 이유는 중국이 오래된 역사에 비해 소프트 파워가 약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소프트 파워가 약하게 된 이유는 문화대혁명 때문이다. 문화대혁명은 1966년부터 1976년까지 10년 동안 중화인민공화국에서 일어난 대규모 파괴 운동이다. 자국의 문화를, 자국민들이 스스로 멸절시키려 한, 전례가 드문 대사건이다. 10년이라는 세월이지만 찬란했던 중국사와 중국 전통 문화 기반이 처참하게 무너졌다. 문화재는 파괴됐으며, 중국 전통 풍습 등이 사라졌다. 중국이 이민족 침입을 많이 받아왔지만 그래도 중국의 문화가 파괴되지 않았다. 하지만 문화대혁명에서 중국 문화가 파괴되면서 이른바 4대 문명이라고 일컬을 정도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중국사가 초라하게 됐다. 만약 장제스가 대만으로 이주할 때 문화재를 가지고 가지 않았다면 중국의 문화는 역사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자신이 갖고 있던 문화재, 역사서, 풍습 등을 모두 파괴하고, 철저히 공산주의 사상으로 무장했지만 결국 자신의 문화를 스스로 부정했기 때문에 소프트 파워는 빈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사진=연합뉴스

소프트 파워의 취약함은 표절로 이어지고

문화대혁명이 단지 문화유산이나 서적 등을 파괴한 것이 아니라 음악, 미술, 영화, 체육, 소설, 만화, 심지어 애니메이션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서 파괴행위가 이뤄졌다. 역사상 이같이 자국의 문화를 파괴한 사례가 없다. 이런 이유로 중국은 막대한 자본을 통해 비슷하게 흉내를 낼 수 있지만 자신들만의 독창적인 문화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중국이 표절 공화국이라고 불리는 이유도 문화대혁명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한류가 전세계를 강타한 것은 5천년 동안 우리의 문화를 지키고 가꾸고 사랑했기 때문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서양 문물을 받아들여 우리만의 독특한 문화를 성장시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은 자국 문화를 철저하게 파괴를 했기 때문에 서양 문물을 받아들여 중국만의 독특한 자신의 문화를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전세계에서 중국 문화가 외면되게 된 것이다. 사실 중국 인구 규모가 13억명이기 때문에 음반 하나를 제작하더라도 전세계에 유행을 할 수 있는 밑바탕이 있지만 그것이 불가능한 이유는 자국의 문화를 파괴하면서 문화의 기초가 없기 때문이다. 자국의 문화가 파괴되다보니 중국으로서는 주변국의 문화를 자국 문화로 둔갑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런 이유로 동북공정 등에 상당한 신경을 쓰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