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경제리뷰] 윈스털 처칠의 횡포, 오스만 제국의 몰락

2024-01-12     어기선 기자
윈스턴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오스만 제국이 현재 튀르키예 공화국이 됐지만 그 역사에는 영국 총리였던 윈스턴 처칠의 횡포가 작용했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중립국을 선포했던 오스만 제국이지만 처칠 때문에 결국 독일과 동맹국이 될 수밖에 없었고, 독일이 패배하면서 오스만 제국이 무너지게 됐고, 터키 공화국이라고 불렀다가 튀르키예 공화국으로 바뀌게 됐다. 그것은 전함에 대한 계약에서 출발한다. 국제사회에서 계약을 파기한 결과가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던 사례이면서 처칠이 두고두고 비판을 받아야 할 사례였다. 온전히 맺어진 계약을 파기하면서 그에 따라 오스만 제국이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됐기 때문이다.

브라질의 디폴트 선언, 오스만의 인수

출발점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군비 경쟁에서 시작된다. 아르헨티나가 미국에 전함 2척을 발주하게 됐다. 그러자 브라질이 다급해지면서 영국의 암스트롱사(社)에 새로운 군함을 발주하게 된다. 당시 발주했던 전함은 2연장 12인치 주포 7기를 갖춘 상당한 성능을 지닌 군함이었다. 그런데 1913년 브라질 정부가 갑작스럽게 디폴트 선언을 하게 된다. 브라질이 커피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인데 1913년 발칸 전쟁이 발발하면서 유럽이 커피 소비를 축소하게 된다. 그러자 커피 가격이 폭락하게 됐고, 이로 인해 브라질 정부의 예산이 대폭 축소되면서 브라질 정부는 디폴트를 선언할 수밖에 없었다. 브라질은 전함을 인수할 수 없다고 하자 암스트롱사는 고민에 빠졌다. 그런데 오스만 제국이 갑작스럽게 배를 인수하겠다고 선언했다. 오스만 제국은 당시 그리스와 지중해 패권을 놓고 경쟁을 하고 있었다. 이런 이유로 최신식 전함이 필요했고, 이에 암스트롱사에서 건조하게 있는 전함을 구입하기로 하고, ‘알라가 준 축복’이라면서 ‘술탄 오스만 1세호’라는 이름을 명명했다. 그리고 전함에 대한 값을 이미 다 치뤘다.

인수하러 영국에 갔는데

1914년 오스만 제국은 해군 요원들을 영국에 보내 전함 인수를 하게 했다. 하지만 당시 사라예보에서는 오스트리아-헝가리 황태자가 암살 당하는 사라예보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이에 1914년 8월 독일이 프랑스에 선전포고를 하면서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게 됐다. 이에 오스만 제국은 중립을 선언했다. 영국은 독일이 프랑스에 선전포고를 하면서 다급해졌다. 독일과 해상 전투에서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전함 1척이라고 더 필요했다. 이에 처칠은 국제법을 무시하고 술탄 오스만 1세호에 영국 해군을 보내 오스만 제국 해군을 강제로 퇴함시키고 배를 점거하게 된다. 무단으로 영국 해군에 술탄 오스만 1세호를 편입시킨 것이다. 그리고 군함명을 ‘애진코트’로 변경한다. 오스만 제국은 격분해서 영국에 항의를 했지만 처칠은 말도 안되는 저렴한 비용으로 임대를 하겠다고 선언한다. 그것이 오히려 오스만 제국을 더욱 자극했다. 당시 오스만 제국은 친영파와 친독파로 나뉘어 있었다. 친영파가 득세를 하면서 간신히 중립 선언을 한 것이다. 그런데 처칠이 군함을 강탈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오스만 제국의 여론은 급격히 친독파로 기울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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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사기, 그리고 갈리폴리 전투

이런 가운데 오스만 제국 이스탄불 항구에 영국 해군에게 추격 당하다가 피항 중이던 독일 제국 해군 소속 전함 두척이 정박 중에 있었다. 독일 빌헬름 2세는 오스만 제국에게 두척의 독일 전함을 선물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전쟁에 휘말리기 싫어했던 오스만 제국은 독일의 선물 선언에 대해 주저했다. 그런데 2척의 전함이 오스만 정부의 명령이 아닌 독일제국의 명령에 따라 러시아 항구들을 기습적으로 공격했다. 러시아는 당연히 독일 전함이 아니라 오스만 전함으로 착각하고 오스만 제국에게 선전포고를 하게 된다. 이에 오스만 제국은 어쩔 수 없이 독일 동맹국으로 참전을 하게 됐다. 오스만 제국은 260만이라는 대규모 병력을 동원했고, 갈리폴리라는 전투에서 패배를 경험하게 된다. 갈리폴리 전투는 세계 전쟁사에서 길이 남을 전투이면서 영국으로서는 참패를 안겨준 전투였다. 하지만 결국 제1차 세계대전은 연합국의 승리로 끝나게 되고, 오스만 제국은 패전국이 된다. 그리고 1920년 8월 10일 세브르 조약을 체결하면서 오스만 제국은 완전히 해체하게 된다. 정상국가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그런 상태가 되자 무스타파 케말이 터키독립전쟁을 일으키게 됐고, 결국 독립해서 터키 공화국이 됐고, 튀르키예 공화국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