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리뷰] 대출금리 어디까지 떨어질까...주목되는 이창용의 입

2024-01-19     전수용 기자
출처=각
[파이낸셜리뷰=전수용 기자] 지난 13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25bp)에도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등 금리는 줄줄이 낮아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나간다는 기대감이 반영돼 시장금리가 낮아지고, 이에 따른 예금금리 및 대출금리 인하로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같은 상황에 시장은 과연 금리인하가 어느 정도 수준까지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때문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한마디 한마디에 눈을 떼지 못하는 양상이다.

시중금리의 기준 ‘코픽스’ 인하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는 지난 17일 4.69~7.43%로 전날(4.71~7.48%) 대비 최고 금리 기준 0.05%포인트 하락했다. 이날 대출금리가 내린 이유는 전날 은행연합회가 발표한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가 전월대비 0.05%포인트 하락했기 때문이다. 대출금리는 보통 코픽스와 조달비용·수익률 등을 반영한 가산금리를 통해 결정하는데 기준금리인 코픽스 하락에 따라 다음날부터 바로 적용됐다. 올해 첫 영업일(5.27~8.12%)과 비교하면 0.7%포인트 가량 떨어진 수준이다. 연초부터 주담대 최고금리가 8%를 돌파하면서 대출 이자 부담 우려와 은행들의 이자 장사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이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의 예금금리 등을 반영한다. 지난달부터 은행채 등 시장금리가 내려 예금금리가 낮아지자 코픽스 또한 하락했고, 이에 연동해 대출금리 또한 하향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2년여간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충격이 다소 완화될지가 관심사다. 2020년까지만 해도 2%대 중반이던 주담대 평균 금리는 그동안 2~3%포인트 가량 올라 대출 이자가 급증했다. 예를 들어, 5억원으로 주담대를 받았을 때 금리가 2.5%였다면 30년 만기 기준 원리금 균등 상환 방식의 대출 이자가 2억1000만원 가량이다. 이를 그간 금리 인상분을 2%포인트만 반영한 4.5%를 적용했다면 4억1200만원으로 2억원이나 급증한다. 앞으로 대출금리가 낮아지게 되면 고금리 속 차주들의 상환 어려움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당국도 은행에 대출금리 상승을 자제해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이창용

이창용 한은 총재, 기준금리 동결?

이같은 상황 속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되 경기 및 금융안정과의 상충(trade-off)을 고려한 정교한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며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총재는 향후 통화정책 변수로 전기 및 가스요금 인상으로 물가가 더디게 잡힐 수 있다는 점, 부동산 관련 대출 리스크가 있다는 점을 지목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지난해에는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이 5%를 넘어갔기 때문에 경제성장이나 부동산 등을 걱정하기보다는 물가 안정에 우선순위를 뒀다. 올해는 (물가상승률이) 5%로 시작해서 연말에 3% 정도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 총재는 예상대로 물가가 조정될 경우 성장과 금융안정을 고려한 '정교한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같은 발언은 물가상승률이 예상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 기준금리를 현재의 3.5%로 동결할 수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앞서 지난 13일 이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직후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되 금융안정을 고려하겠다"라며, 금리동결과 추가인상 가능성을 모두 열어둔 바 있다. 이 총재는 "지금은 이미 금리가 높은 수준에 있으니까 이것이 물가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봐야 한다"며 "우리가 생각한 경로보다 물가가 안 떨어지면 금리를 더 올릴 수도 있고, 반면 우리가 생각하는 경로보다 내려간다고 하면 어떻게 조정할지는 성장과 금융안정을 고민하면서 봐야한다"고 재확인했다. 또한 이 총재는 "물가가 떨어지고 경기 성장속도가 둔화되면 단기금리보다 중장기금리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자엽스럽게 금리가 내려가는 것을 볼 수 있다"면서 "하락 폭은 제약적일 것이다. 기준금리는 올라도 2~3년 국채 금리는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어 수신금리를 당장 올릴 요인이 없고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인하 요구도 있어 앞으로 대출금리가 올라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귀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