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경제리뷰] 들어는 봤지만 본 적은 없는 이야기…’박화영’

2024-01-23     전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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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주의하세요

[파이낸셜리뷰=전완수 기자] 최근 10대 가출 청소년을 데리고 이틀동안 모텔에서 생활한 20대 남성 2명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실종아동보호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다. 남성들은 지난해 1월 울산 남구 일대에서 10대의 여학생들을 만났다. 하지만 그들은 여학생들이 가출을 한 상태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에도 알리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가출한 학생에게 숙식을 제공했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사항이 없어 큰 처벌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가출 청소년들은 항상 범죄에 휘말릴 수 있는 상태로 노출되어 있다. 이번 사건도 2명의 남성이 만약 무언가를 작정한 상황이었다면 어떻게 되었을 지 전혀 모르는 일이다. 이번에 소개할 영화 박화영은 그런 가출 청소년들의 모습을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어 화제가 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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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받고 싶어

가출 청소년 박화영(배우 김가희)의 집에는 매일 가출 청소년들이 모인다. 그곳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라면을 먹고 그들 나름의 교우관계를 형성하기도 한다. 화영은 자신의 집을 아지트처럼 이용하는 그들에게 화를 내기도 하는 반면 담배를 버릴 페트병을 주거나 라면을 매번 직접 끓여주는 등 잘 챙겨주는 모습을 보인다. 이런 모습 덕인지 친구들도 자기 스스로도 엄마라는 호칭으로 부른다. 하지만 이런 모습 뒤에는 사실 박화영의 욕심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였다. 어릴 적 부모에게 버림받은 상처 때문인지 그녀는 유독 친구들이라는 존재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다. “니들은 나 없으면 어쩔 뻔 봤냐” 라는 말을 달고 사는 것만 봐도 그렇다.

여행

매일같이 친구들의 시중을 들어주듯 행동하며 속된 말로 호구처럼 살던 화영은 그나마 자신이 의지하며 친구로 생각하던 미정(배우 강민아)과 함께 월미도로 여행을 간다. 하지만 월미도에서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자마자 미정의 남자친구 영재(배우 이재균)가 잔뜩 화가 난 채로 쫓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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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

영재는 자신의 마음에 조금이라도 들지 않으면 엄청나게 화를 내며 폭언과 폭행을 일삼는 불량배다. 미정은 친구들 사이에서의 권력을 얻고 싶어서 그런 영재와 사귀고 있던 것이다. 그러나 사귀는 것과는 상관없이 영재는 곧바로 미정의 머리채를 잡고 폭행을 한다. 보다못한 화영이 미정을 지키려 하는데, 그러다 그만 물고문까지 당한다. 이후 미정은 그런 화영을 배신하고 영재를 계속 유혹하며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화영은 그런 일을 겪으면서도 자신이 원하는 엄마로서의 모습을 잃고 싶지 않아 시간이 얼마나 흐르건 그저 가출 청소년에게 호구 취급당하면서 사는 삶을 유지한다.

가출 청소년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기숙공장이라도 가서 최소한의 수입원과 거처를 확보할 수 있는 성인과는 그 차이가 너무나도 명백하다. 그들은 일자리는 물론 정상적인 숙소를 얻을 가능성이 극도로 희박하다. 즉, 경제적 자립이 무척 힘들다는 것이다. 또한 이 말은 가출 청소년들이 노숙자가 될 가능성으로 이어지며 그들이 범죄에 노출될 위험으로까지 뻗어 나간다. 가장 대표적으로 인신매매나 유흥업소에서의 착취를 노리고 악의적으로 접근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갈 곳이 없는 아이들에게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트라우마를 안겨준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출 자체를 전부 틀어막아 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기에 많은 전문가들은 가출 청소년들을 위한 보호시설이나 경제적 자립을 도와줄 시스템을 하루빨리 더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