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속 경제리뷰] 삼국지 최고의 가족 기업…유비 삼형제

2023-01-26     전완수 기자
삽화=김진호

※ 본 글은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기반으로 쓰여졌으며 간혹 정사를 비롯한 그 외 자료의 내용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파이낸셜리뷰=전완수 기자] 최근 전 미국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의 가족기업 트럼프그룹은 160만 달러, 한화 약 19억9천만 상당의 벌금을 내게 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었다. 벌금을 내는 이유는 바로 트럼프그룹이 세금사기와 기업문서 조작 등 무려 17가지에 달하는 범죄 행위를 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법적으론 크게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가족기업이라는 것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더 나빠질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가족기업과 같은 형태임에도 불구하고 개개인의 능력이 모두 뛰어나 결국 대성공을 거둔 한 세력이 있었는데, 바로 유비의 세력이다. 오늘 알아볼 것은 그 형제들의 각각에 대한 세간의 평가이다.

관우

관우는 삼형제 중 둘째로 중국 내에선 관공이라고 높여져서 불리는 시대의 영웅이다. 국내에선 임진왜란 이후로 많이 알려지면서 관우를 군신으로 모시는 관왕묘가 지어질 정도이다. 다만 그는 그 명성에 비해서 엄청나게 뛰어난 수준의 인재는 아니었다. 전장에서 패한 전적도 꽤나 있으며 조조에게 항복했던 적도 있고 오만한 성격으로 인해 굳이 문제를 발생시키다가 형주에서 죽음을 맞이하기도 했다. 사실만 놓고 말하자면 그는 그저 패장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에게 열광했다. 패배했던 만큼 승리할 때는 드라마처럼 엄청난 활약을 했고, 조조에게 항복하였었지만 오관육참이라는 에피소드와 함께 의리의 아이콘이 되었다. 오만했어도 약자들에겐 한없이 너그러웠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인간미 넘치는 그에게 더욱 매료되었다. 거기에 국지전에서 승리한 경험이 그리 많진 않았던 것에 반해 그는 자신의 주군인 유비와 더불어 수습 능력이 무척이나 뛰어났다. 덕분에 초기 유비군 특유의 바퀴벌레 같은 생존력으로 후반에 촉한에서 정립할 때 까지 잘 버티는 모습이 연출되게 한 인물이다.

장비

장비는 삼형제 중 막내로 폭력적인 모습 때문인지 무식해 보인다는 이미지가 겹쳐지면서 평가가 절하된 인물이다. 사실 그는 그 자신의 용맹과 더불어 뛰어난 지휘관으로써 전략, 전술, 지휘 모두 뛰어났던 희대의 명장이다. 그는 장판파에서 단신으로 조조의 대군과 맞서는 엄청난 용맹을 보였으며 유비가 입촉을 하던 시기엔 형주에서 출발, 순식간에 파서를 뚫어버리고 낙성까지 진출하는 기동전에도 능한 모습을 보였다. 거기다 한중 공방전에선 위나라 최고의 명장이자 제갈량에 수도 없이 맞서게 되는 장합의 군세를 자신의 전략만으로 철저하게 부숴버리고 전투를 승리로 이끌어냈다. 더불어 관우와 함께 또 다른 의리의 아이콘이기도 하며 위연이 자신을 제치고 한중 태수가 되었을 때도 아무 불만 없이 그를 인정해주는 모습도 보이는 등 대인배의 면모까지 갖춘 거의 완벽에 가까운 인물이었다. 단점이라 하면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간 특유의 엄격함 정도가 있겠다.

가족기업

가족 기업이란 가족에 의해 소유, 경영되는 기업을 말한다. 장점으로는 오너의 확고한 주인의식, 가족 전통을 바탕으로 한 리더십이나 과감한 투자, 신속한 의사결정의 가능함 정도가 있겠다. 모두 가족이라서 가능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것들이다. 다만 이것이 오히려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그러니까 가족끼리의 신뢰가 부족한 경우 말이다. 거기에 가족 내 갈등, 기업가 정신의 약화, 외부인력 활용 미흡, 세습에 대한 비판 등 감당해야 할 부분들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세계적으로 뻗어 나간 상당수의 대기업들이 가족 기업이며 그들의 성적은 결코 대기업이라 불리는데 아무 모자람이 없다. 유비의 촉나라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