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Hi스토리] SM그룹

2023-02-14     어기선 기자
사진=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지난 9일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계열사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부당 인사발령을 냈다면서 규탄 집회가 열렸다. 이날 전국건설기업노조 소속 SM그룹 계열사 임직원들은 서울 강서구 마곡동 소재 SM그룹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명호 전국건설기업노조 위원장은 SM그룹에 인수된 계열사들을 상대로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부당인사 발령을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언급한 계열사는 동아건설산업, 삼환기업 등이다. 이들에 따르면 우 회장이 지난해 말 잉여 인력들이 많다 혹은 고령직원들이 많다 혹은 고용 안정협약을 끝났다는 등의 의사를 표현하면서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42명의 직원들을 타 계열사 현장으로 전출 보냈다. 박 위원장은 “재계 38위 SM그룹은 노동 존중이 없고 사회적 책무를 다하지 못하는 데 부끄러워 해야 한다”며 “삼환기업과 동아건설산업 지부는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했다”고 주장했다. 조경환 삼환기업 노조지부장도 기자회견에서 “삼환기업이 SM그룹에 인수됐다는 자체가 부끄럽다”며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계열사를 방문해 고령 직원이 많다, 고용 보장은 끝났다고 말하며 삼환기업은 12명의 직원이 전출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우오현

양계장으로 대박 친

우오현 회장은 고3 때 생활비를 벌기 위해 병아리 10마리로 양계장을 만들었다. 그런데 이것이 대박을 치면서 닭 2만 마리 규모로 커지게 됐고, 양계장으로 번 자본을 바탕으로 1988년 삼라건설을 창업했다. 당시 우 회장 나이는 36세. 삼라건설이라는 사명은 ‘삼라만상’을 의미한다. 이는 불교 집안에서 자랐기 때문이다. 기업이 하나의 우주라고 생각했다. 법인 설립을 마치면서 광주광역시에서도 아파트 붐이 일어나면서 삼라건설은 승승장구를 하게 됐다. 이런 이유로 우 회장은 ‘마이다스의 손’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에 삼라 뒤에 ‘마이다스(midas)’를 붙여 아파트 브랜드로 내놨다. 광주광역시에서 시작한 삼라마이다스아파트는 전락도 일대로 뻗어나갔고, SM이라는 브랜드가 탄생하게 됐다. 1997년 외환위기가 닥쳤지만 삼라건설은 이것을 기회로 생각했다. 여러 건설사가 보유했던 수도권 택지들을 헐값에 인수한 삼라건설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 수도권에서 삼라마이다스 아파트를 세우게 됐다. 2004년에는 경기가 너무 과열되면서 우 회장은 아파트 사업을 사실상 접었다. 2008년 부동산이 침체된 것을 보면 우 회장의 ‘신의 한수’였다.

인수합병으로

이후 SM그룹은 인수합병으로 덩치를 키워나갔다. 외환위기로 인해 기업 매물들이 나오면서 SM그룹은 이들 기업들을 인수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 M&A는 진덕산업(현 우방산업)이었다. 삼라건설이 아파트 사업이었다면 진덕산업은 기반시설과 대형 건축물을 주로 다뤘기 때문에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진출한 셈이었다. 이후 건전지 브랜드 벡셀, 화학 회사 조양, 유리·건설자재 회사인 경남모직, 알루미늄 전문업체 남선알미늄, 스판덱스·화학섬유업체 티케이케미칼 등을 인수했다. 그러면서 2008년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그러면서 부실기업 회생 전문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2015년 6월 말에는 자산총액이 4조원에 달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그 당시 대기업집단 지정 요건인 5조원에 육박했다. 설립 28년 만에 공기업을 제외하고 재계 순위 50∼60위권의 중견그룹으로 성장한 것이다. 2018년 5월 기준 재계서열 37위, 자산 8조 6천억, 매출 4조 7천억, 당기순이익 2천억의 어엿한 준대기업으로 거듭났다. 지난해 5월 기준 재계서열 34위, 자산 13조 6천억으로 자산 10조원 이상인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