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리뷰] 연일 쏟아지는 비난에 ‘항복’한 금융권

2024-02-22     전수용 기자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전수용 기자] 최근 금융권의 성과급 잔치에 대한 비난이 연이어 쏟아지자 은행권을 필두로 카드업계까지 가산금리를 내리거나 우대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대출 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KB·우리·카카오뱅크 인하 릴레이

22일 KB국민은행은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오는 28일부터 최대 0.55%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주담대 금리는 신 잔액 코픽스 연동 기준 최대 0.35%포인트 낮추고, 전세자금대출은 최대 0.55%포인트 내릴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앞서 지난 12월에도 가계대출 금리를 최대 0.75%포인트 낮췄고, 지난 1월에도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각각 1.05%포인트, 1.3%포인트씩 인하했다. 이번 인하 결정까지 보면 3개월 연속 금리 인하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고금리와 경기 둔화로 고객의 금융 부담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실효성 있는 지원을 드리고자 금리 인하를 추가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우리은행도 우대금리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실질 금리를 낮추기로 했다. 거래 실적과 상관없이 주담대 신 잔액 코픽스 연동 6개월 변동금리 상품에서 0.45%포인트, 주담대 5년 변동금리 상품에서 0.2%포인트씩 확대했다. 그 결과 신 잔액 코픽스 연동 6개월 변동금리는 연 5.91~6.71%에서 5.46~6.26%로, 5년 변동금리는 연 5.24~6.24%에서 5.04~6.24%로 내렸다. 인터넷 전문 은행 카카오뱅크도 이날부터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 금리를 최대 0.70%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 신용대출의 최저금리는 연 4%대 초반인 연 4.286%로, 마이너스통장대출 최저 금리는 기존 연 5%대에서 연 4.547%로 내린다. 이와 함께 카카오뱅크는 신용대출 한도를 2억5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확대하고 마이너스통장대출도 기존 2억원에서 2억4000만원으로 상향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앞으로도 경쟁력 있는 금리와 편의성을 바탕으로 포용금융 실천에 앞장설 예정”이라고 전했다. 최근 대출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다른 시중은행은 아직 추가 인하 계획이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가 ‘은행은 공공재’라며 은행권의 사회공헌과 채용 확대 등을 요구하는 분위기에 추가적인 대출금리 인하 행렬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카드사들도 동참

은행권의 이같은 움직임에 카드회사들도 동참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까지 대출 금리를 올려왔던 카드회사들이 1월 카드론 금리 등을 내린 것은 역대급 실적에 따른 '성과급 잔치' 등으로 정부와 여론의 비판을 받은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여신금융협회 등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장기 카드 대출인 카드론의 평균 금리를 지난 1월 기준 14.70%로 전월 대비 1.66%포인트 내렸다. 삼성카드도 1월 카드론 평균 금리를 15.13%로 전월 대비 0.53%포인트, 신한카드는 14.67%로 0.36%포인트 인하했다. 개인 신용대출 금리의 경우 삼성카드는 지난 1월 기준 14.95%로 2.77%포인트 인하했고, 신한카드는 14.96%로 1.25%포인트 내렸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우리카드의 카드론 평균 금리가 16.36%를 기록하는 등 최고 16%대를 기록했던 카드론 금리가 최고 15%대로 하락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조달 금리 상황이 좋아졌고 카드회사들 또한 취약계층 등을 지원한다는 의미에서 일부 금리를 내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