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속 경제리뷰] 동탁의 폭정과 ‘경제고통지수’

2023-02-23     전완수 기자
삽화=김진호

※ 본 글은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기반으로 쓰여졌으며 간혹 정사를 비롯한 그 외 자료의 내용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파이낸셜리뷰=전완수 기자] 최근 계속되는 물가 상승과 올라간 실업률로 인해 일명 ‘경제고통지수’가 지난달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어제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로, 새해 첫 달임에도 불구하고 1999년 6월 실업률 집계 기준 변경 이래 1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치라고 한다. 물가 오름세는 지난해 7월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점점 그 기세가 둔화되는 것처럼 보여 국민들은 조금은 걱정을 덜 하고 있었다. 그러나 어림없이 전기요금 인상 등의 여파로 다시 상승폭이 크게 증가하여 현재의 상태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이처럼 물가가 엄청나게 치솟고 국민들의 고난과 원성이 높아지다 못해 하늘을 찌르게 되는 장면이 삼국지 속에서 등장하는데, 바로 폭정으로 유명한 동탁이라는 인물의 이야기다.

정권을 장악하다

그는 후한 말의 군벌이다. 어떻게 보면 삼국지의 시작을 연 인물이기도 하며 헌제를 옹립해 국정농단을 아무렇지 않게 하기도 했다. 그는 처음엔 다른 군벌들에 비해 크게 강하지도 않았다. 본인을 포함한 대부분의 군사들이 위엄도 없는 변방의 사람들이었고 그 수도 3천명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병주 자사 정원의 양아들 여포를 회유해 그를 제거한 이후, 그 휘하에 있던 군대를 흡수하여 엄청난 세력을 보유하기 시작한 것이다.

본격적인 폭정의 시작

정권을 장악한 동탁은 가뭄이 들었는데 이를 해결할 능력이 부족해 보인다는 어처구니없는 이유를 들며 당시 사공의 자리에 있던 유홍을 면직시켜버리고 자신이 그 자리에 앉는다. 이후 곧바로 스스로를 태위로 승진시킨 동탁은 황제를 폐위하고 자기 맘대로 새로운 황제를 옹립하는 등 말도 안되는 짓을 벌인다. 하지만 아무도 그런 짓을 막지 못했다. 막는 순간 동탁에게 찍혀 목이 달아났기 때문이다. 하내 태수 왕광이 수도 근방에 병력을 배치한 뒤 기회를 엿봤으나 동탁의 계략에 역으로 당해버려 오히려 그의 위치를 확고히 해주고 말았다.

장안 천도

그러다 조조의 격문을 통해 모인 동탁토벌군이 엄청난 기세로 동탁의 세력을 점점 약화시켰다. 이에 동탁은 아예 수도를 옮기기까지 하며 도망가버린다. 그런데 곱게는 갈 생각이 없던 동탁은 연합군이 낙양에서 얻을 것이 없도록 하기 위한답시고 길고 긴 역사를 가진 수도에 불을 질러버린다. 결국 연합군도, 동탁도 얻은 것 없이 낙양에 잘 살고 있던 엄청난 수의 백성들만 죽어 나가는 꼴이 되어버렸다.

경제고통지수

경제고통지수란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을 더한 값이다. 경제학자 아서 오쿤이 착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일반적으로 실업자는 늘고 물가가 높아지며, 반대의 경우 삶의 고통이 줄어든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국내에선 경제고통지수에서 파생된 서민경제고통지수와 청년경제고통지수 등의 지표도 존재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청년경제고통지수는 경제고통지수의 4배나 되는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청년경제고통지수가 이렇게 오른 배경으로는 2018년부터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올린 영향으로 함께 상승한 물가 때문이라고 한다. 임금의 상승폭보다 물가의 상승폭이 더 컸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