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준 칼럼] 강원랜드의 미래와 발전 전략

2023-04-06     정인준
[파이낸셜리뷰] 필리핀을 배경으로 한 최민식 등 주연의 카지노 드라마 시리즈(넷플릭스)와 같이 지금 마닐라의 한국인 Agent들은 한국인 VIP 고객을 마닐라 Entertainment City와 Clark 특별경제구역 카지노에 유치하는 정켓 비즈니스로 파라다이스나 GKL에 버금가는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국영 필리핀위락게이밍공사(PAGCOR)는 2023년 카지노 총매출을 $45억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Morgan Stanley Asia가 예측한 2023년 싱가포르 카지노 총매출 $44억을 넘어서는 것이다. 필리핀 Clark특별경제구역에 소재한 Hann Resort(한대식 회장)는 2029년 까지 $30-40억을 추가 투자하여 고급 복합리조트 개장을 추진 중이다. 내국인 출입 카지노를 독점운영하고 있는 강원랜드는 2000년 스몰카지노 개장 시 미국 콜로라도 폐광지역 카지노(덴버)가 모델이었으나, 국제적 기준의 카지노규제법 입법 및 감독기구 설치 없이 ‘폐광지역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근거해 카지노를 개장했다. 2003년 정식 개장 이전 또는 직후에 도박중독예방센터를 설치하지 않았던 강원랜드는 고객 재산탕진 사례가 보도되면서 강원 일부지역 재정지원을 목적으로 한 지역 도박장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고착화됐다. 최근 강원랜드의 주가하락은 매출총량제 시행에 따른 서비스 질의 하락 뿐 아니라 작년 4분기에 잠재적 고객이 해외원정 도박에 나서면서 강원랜드의 미래가 불투명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2012년 5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도입한 사행산업 매출총량제에 강원랜드가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서 비록 폐광지역 특별법에 의한 카지노 면허가 2045년까지 연장됐으나, 공기업으로서 지속경영 가능 여부는 불확실해 보인다. 2004년 마카오가 카지노 시장을 개방하면서 Las Vegas Sands, Wynn 등 미국 등 해외자본 의 대규모 투자에 힘입어 6개 복합리조트(IR)가 개발됐고, 2006년 카지노를 합법화한 싱가포르는 대규모 해외자본($100억)을 유치해 MBS, RWS 등 2개의 복합리조트를 개발했다. 2010년 싱가포르 복합리조트 개장, 2014년 마카오 카지노 매출이 라스베이거스의 7배로 증가하는 등 세계 카지노 중심이 아시아로 이동했으나, 2022년 중국 당국의 마카오 정켓 제재로 마카오 카지노산업의 위축이 예상된다. 2016년 카지노를 합법화한 일본은 2022년 4월 접수한 오사카와 나가사키 IR공모 신청서를 심사 중이며, 빠르면 2028년경 두 개의 일본 IR이 오픈 예정이다. 일본에 이어 아시아의 마지막 카지노 프런티어인 태국이 관광진흥을 목적으로 방콕 등에 5개의 복합리조트 개발을 추진하고 있어 아시아 카지노 시장에서의 고객유치 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2016년 한국 카지노산업의 매출은 $25억인바, 이는 마카오($270억), 싱가포르($47억), 필리핀($27억)에 이어 아시아 4위권으로 추락했음을 알려주고 있다. 문제는 글로벌 카지노 기업이 운영하는 이들 아시아 3개국 복합리조트 카지노와 강원랜드의 자본, 매출 및 기술격차가 지속 확대되어 왔다는 것이다. 한국 카지노산업은 경제발전을 위한 외화획득을 목적으로 허가된 1967년 인천 올림포스 호텔 카지노를 시초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 16개와 1개 내국인 출입 카지노(강원랜드)로 구성돼 있다. 싱가포르 복합리조트를 모델로 한 한국형 복합리조트(IR)가 영종도에 2개(파라다이스 시티 및 금년 11월 개장 예정 Inspire), 제주도에 2개(드림타워 및 제주신화월드)개장하였으며, 규모가 작은 6개 제주도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경영난이 심각하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의 경마·카지노에 대한 매출총량제 적용 등 규제강화로 인해 강원랜드의 카지노 매출이 2016년을 정점으로 감소 추세에 있다. 강원랜드가 일본, 태국 및 필리핀의 복합리조트 카지노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독립 카지노규제법 제정, 민간 기업 방식의 경영, 접근성 개선을 위한 고속도로 확충(또는 UAM 상용화 투자) 등 대책이 요구된다. 사감위가 복권 및 스포츠토토를 매출총량제에서 제외하면서 사행산업은 국민의 저항이 적은 복권과 체육진흥투표권 중심(75% 이상 점유율)으로 재편되었다. 사감위의 온라인 스포츠 도박 등 불법도박(80조원 이상 규모)의 확산 및 내국인의 해외원정 도박 대응은 미미하다. 향후 강원랜드는 회사명을 글로벌 복합리조트 기업으로 리브랜딩하고, 해발 1,800m에 위치한 말레이시아 겐팅 하일랜드를 모델로 발전해 나가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말레이시아의 독점 카지노인 겐팅 말레이시아는 1971년 Resorts World Genting 카지노 오픈 시, 워커힐 카지노에 위탁운영을 의뢰한 적이 있다. 내국인 중 60%인 말레이계 이슬람교도의 출입이 금지된 겐팅 말레이시아는 2010년 글로벌 IR 기업을 모토로 싱가포르(World Resort Sentosa에 49억$ 투자), 미국(뉴욕, 라스베이거스), 영국, 바하마, 이집트 등 전 세계 카지노 시장에 적극 진출하면서 명실 공히 글로벌 복합리조트 선도 기업으로 도약했다. 일본, 태국, 필리핀의 복합리조트 카지노가 본격 운영에 들어가는 2030년에는 아시아 카지노시장의 공급과잉 상황으로 글로벌 경쟁력이 크게 뒤떨어지는 강원랜드의 쇠퇴가 불가피해 보인다. 향후 강원랜드 고객 중 상당수가 고객만족도가 높은 필리핀과 태국, 오사카의 복합리조트 카지노를 방문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등 국내 대기업의 성공은 협소한 국내 시장 및 규제강화의 장벽을 해외시장 개척 등 글로벌 전략으로 극복한 사례이다. 강원랜드의 발전전략도 글로벌 카지노 기업을 지향하면서, 외국인 전용 카지노인 공기업 GKL과 합병, ‘K-pop 글로벌 경연대회 공연장’ 등 독창적인 테마파크 개발과 함께 국내외 투자 유치를 통해 해외진출을 하는 등 글로벌 전략을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