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월 정직’ 솜방망이 처벌 지적…피해자 “피해자 퇴사 유도 성추행 환경 고발”
가해자 유관 부서 배치 등 피해자 ‘퇴사’…지마켓, 희망부서 이동‧충분한 휴가 보장 입장
2023-04-07 이창원 기자
/사진=지마켓
[파이낸셜리뷰=이창원 기자] 신세계그룹 지마켓에서 최근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지만, 이에 대한 지마켓의 조치가 부적절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7일 해당 사건의 피해자 제보에 따르면, 가해자인 지마켓 팀장 A씨는 피해자 여직원 B씨에게 ‘오빠’라는 호칭을 강요했고, 강제로 껴안는 행위 등 성추행을 일삼았다.
B씨는 “최근 신세계 그룹의 지마켓 팀장이 15살 이상 차이나고 처자식도 있으면서 업무 중 미혼인 여직원, 저에게 오빠라고 반복적으로 부르라면서 힘으로 강제로 껴안았다. 저와 그 팀장은 사적으로 연락하거나 친한 사이가 아니다”라며 “신세계 그룹의 성추행과 피해자가 퇴사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성추행 환경을 고발한다”고 밝혔다.
사건 발생 이후 가해자 A씨는 사내 조사 결과 성추행 사실이 인정돼 ‘정직 1개월’의 처분을 받기는 했지만, 현재 직위, 직책, 부서 등을 유지하며 재직 중이다.
반면, 피해자 B씨는 지마켓 인사팀으로부터 성적수치심을 느끼는 전화를 받거나, 부당한 부서 이동 조치, 휴직 거부 등으로 어려움을 겪다 가해자 A씨의 복귀 후 결국 퇴사했다.
특히 지마켓은 적자를 이유로 가해자와 동선이 겹치고, 가해자와 1년에 수백통 이상의 메일을 주고 받아야 하는 업무 유관 부서로 이동할 것을 강요했다는 것이 피해자 B씨의 주장이다. 또한 당시 지마켓 인사팀은 해당 부서로 이동하지 않을 경우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던 부서로 배치할 것이라고 압박했다고 부연했다.
피해자 B씨는 “회사에 요청대로 이동하겠으나 2차 가해가 우려되니 가해자도 이동시킬 것을 요청했으나 지마켓 인사팀에 무시를 당했다”며 “저는 성범죄 고소가 예정된 가해자가 정직 1개월 후 복귀를 하면 업무를 같이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어 회사에 대학병원 진단서를 토대로 무급 휴직 요청을 했으나 거절했다”고 말했다.
거절 사유는 입원, 전염병만이 휴직이 가능하다는 것이었지만, 피해자 B씨는 해당 내용이 취업규칙에 명시돼 있지 않고 근로기준법, 남녀고용평등법에도 위반되는 피해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지마켓은 피해자가 희망하는 부서로 배치하고 충분한 휴가도 보장했다는 입장이지만, 피해자 B씨는 무급휴직 거부, 가해자 A씨와의 업무 유관 부서 배치 등 내용을 생략했다고 반박했다.
인사팀이 무급휴직을 거부한 상태에서 취업규칙에 따라 대학병원 진단서 서류, 고소장 등 증빙을 제출한 후 모든 임직원이 신청할 수 있는 개인 병가 1개월을 사용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피해자 B씨는 “‘희망부서에 휴가도 충분히 받은 피해자’는 가해자가 오자마자 퇴사하고, 가해자는 여전히 멀쩡히 다니는 사실을 보면 과연 제대로 된 조치가 취해진 건지 의문”이라며 “가해자를 대상으로 성폭력 범죄 특례법에 따라 고소한 상태이고, 신세계 지마켓을 대상으로 고용노동부와 국가인권위원회에 신고를 해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의 억측일 수도 있지만 신세계의 지마켓 거금 인수 후 실적 부진으로 인해 안 좋은 분위기가 감도는 와중에 성추문까지 터질 경우 회사에 리스크가 온다고 판단해 피해자에게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자연적으로 나가게 유도하고, 회사의 안 좋은 소문을 최대한 왜곡‧축소하려고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