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호 칼럼] 남에게 월급을 탄다는 것은

2023-04-10     임영호
[파이낸셜리뷰] 남에게 월급을 탄다는 것은 남의 이익을 위해 일해야 합니다. 직장 생활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동료와 상사에게 아첨도 하고 타협도 해야 합니다. 고용주의 구속이나 소속한 조직에서 벗어나서 자신만의 행복을 위해 자신만의 속도로 일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을 가져야 합니다. 1907년 미국에서는 볼턴 홀의 ‘3에이커와 자유’라는 책이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당시에 3에이커는 약 3천6백 평 정도의 땅으로 4인 가족이 농작물을 재배하여 소박하지만 편안하게 살 수 있는 규모입니다. 직장 생활은 맡은 일에서 최고라기보다는 여러 가지 음침한 정치적 기술에 가장 숙달된 사람들이 유능한 존재로 평가받기 십상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살아야 한다면 마음이 편치 않고 재미있게 살지도 못할 것입니다. 함께 공직에 있다가 은퇴한 동료들은 무엇으로 제2 인생을 살아갈까 고심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별다른 기술이 없는 대부분은 단순 노무나 경비 같은 일에 종사하기 마련입니다. 은퇴한 어느 조합원은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 싶다면서 600평에 켐벨 포도를 심었습니다. 그동안 직장 생활을 하면서 암초 많은 해안선을 지나가듯 마음 편치 않았을 것을 상상합니다. 이제 포도밭 6백 평으로 자유와 행복을 선택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국의 사상가 헬렌 니어링(1904-1955)은 “덜 갖고 더 많이 존재하라”라는 화두로 살아온 사람입니다. 그녀의 자서전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에서 우리는 가지고 있는 것보다는 우리가 어떤 일을 하면서 행복하느냐가 인생의 진정한 가치를 결정짓는다고 말합니다. 나는 그 조합원 님의 포도밭 600평의 가치를 믿습니다.

임영호 약력

現) 동대전 농협 조합장
前)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