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경제리뷰] 밤섬에 표류해 1차산업 종사자로…’김씨 표류기’
2024-04-24 전완수 기자
※ 본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주의하세요
[파이낸셜리뷰=전완수 기자] 최근 봉화교육지원청은 지난 19일 내성초등학교에서 일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2023학년도 발명교육 정규과정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교육 내용은 최근 주목받는 과학 기술을 접하며 이에 대한 미래 역량을 키울 수 있게 도와주는 것들이다. 4차 산업 혁명 시대 속 미래나 최신 기술에 대한 교육을 필요로 하는 학생과 학부모가 늘어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러한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런 4차 산업 혁명 시대 속에서, 농촌도 어촌도 아닌 도시 한복판에서 무인도에 갇혀 농사를 짓는 한 남자가 있다. 과연 어떻게 된 일일까.고립된 남자
영화는 2억의 빚더미를 끌어안고 궁지에 몰린 김씨(배우 정재영)라는 남자가 한강에 투신하면서 시작된다. 죽으려 뛰어든 한강이었지만 그는 죽는 것에도 실패한다. 정신을 차려보니 물가로 떠내려왔는데 이곳은 바로 한강 한가운데 고립된 무인도인 밤섬이었다. 배터리도 얼마 남지 않은 휴대폰으로 구조 요청을 해봤지만 한강 한가운데 있는 무인도에 고립되었다는 말을 믿어 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의외의 모습
절망한 김씨는 여기서도 다시 죽기 위해 넥타이로 목을 매려 하지만 그것조차 실패해버리고, 죽으려 하다 실패하는 걸 반복하다가 문득 죽는 건 언제라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조금씩 밤섬에서의 생활에 적응해 나가는 김씨의 모습은 놀라웠다.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에게도, 사회에게도 치이지 않고 온전히 자기만의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섬 생활을 마음에 들어 하기도 한다. 섬에 버려진 오리 보트로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김씨는 처음엔 근처로 오는 관광 크루즈를 보고 구조 요청을 했었지만 이젠 오히려 도망을 다니는 단계에까지 돌입한다.짜장면
물고기를 작살로 한 방에 잡아내는 수준의 생존 실력을 가지게 된 김씨는 어느 날 우연히 스프만 들어있는 짜장라면 봉지를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면이 없어 결국 스프라도 빨아먹을까 고민하게 되는데, 짜장면을 먹고 싶다는 김씨의 욕망이 한가지 기지를 발휘하게 만든다. 바로 새똥이었다. 새는 식물을 먹으니 그 새똥에서 얻은 씨앗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발상을 해낸 것. 그냥 들어만 보면 이게 무슨 황당한 말이냐고 할 수 있겠지만 짜장면이 너무 먹고 싶었던 김씨는 즉각 농사를 짓기 시작한다. 이 계획은 놀랍게도 성공했고 김씨는 거기서 얻은 옥수수로 반죽을 해 면을 만들어낸다. 거기에 콩이며 오이며 짜장면과 어울리는 다양한 작물들을 수확해낸 김씨는 결국 수제 짜장면을 완성한다. 이 과정에서 삶의 희망을 가지게 된 김씨, 과연 무사히 무인도를 탈출하고 본래의 삶으로 복귀할 수 있을까.산업
산업은 사람이 생활하기 위해 필요한 물질적, 비물질적인 품목을 생산하는 활동들을 말한다. 이는 사회와 기술을 이루게 하며 마침내 문명을 이룩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다. 콜린 클라크의 산업 분류법에 따르면, 경제가 진보할수록 1차에서 2차, 3차로 점점 산업구조의 비중이 옮겨간다. 이번 김씨 표류기 속 김씨가 벌인 작물 농사 또한 1차산업으로 분류된다. 인간이 생존하는 것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요소라 할 수 있는 의식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이 1차 산업이다. 비록 김씨가 한 일들은 1차 산업이었으나 사실 그 배경인 서울을 포함한 현대의 여러 선진국과 그 도시들은 주로 3차 산업의 비중이 크다. 1차 산업과 2차 산업을 기반으로 한 넓은 의미의 서비스 관련 업종들을 가리킨다. 보통은 운송업과 상업, 금융업 등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