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호 칼럼] 농사불평등 기원론

2023-05-02     임영호
[파이낸셜리뷰] 5월 초순, 연휴가 많아 틈틈이 텃밭 농사를 짓는 도시인들에게는 많은 시간이 선물처럼 느껴집니다. 초보 농부들은 봄이 오는 것이 너무 기쁜 나머지 따뜻한 봄이 오자마자 고추나 옥수수, 오이와 가지, 토마토를 심으려고 안달입니다. 벚꽃이 진지 오래된 5월에도 밤 기온이 내려가고 서리가 와서 냉해를 입는 것이 다반사입니다만 용감하게 씨를 뿌리고 어린모종을 무심하게 심습니다. 시커멓게 냉해를 입으면 2주 이상 성장이 정지되고 살 것 같지 않아 걱정이 태산입니다. 일반적으로 일찍 작목을 심는 사람은 올해 농사에 기대를 많이 하는 농부입니다. 처음 밭농사를 시작할 때는 10가지 이상을 심었습니다. 해가 갈수록 수확의 결과에 수모를 느끼고 가짓수를 줄여 나가고 있습니다. 올해는 아주 기본적인 품목으로 손이 덜 가고 수확 기복이 없는 작물만을 선택했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풍년을 희망합니다. 만족할 만한 수확을 거둔 경우는 사실 아주 드문 현실입니다. 장 자크 루소(1712-1778)는 ‘인간 불평등 기원론’에서 부(富)는 많은 것을 소유하는 것과는 상관이 없다고 말합니다. 부란 우리가 갈망하는 것을 소유하는 것으로 욕망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인 것입니다. 우리가 얻을 수 없는 뭔가를 가지려 할 때마다 우리는 가진 재물에 관계없이 가난해집니다. 우리가 가진 것에 만족할 때 우리는 실제 소유한 것이 아무리 적더라도 부자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루소가 말한 것처럼 부자로 되는 길은 딱 두 가지입니다. 더 많은 돈을 벌거나 욕망을 억제하는 일입니다 농사를 지면서 부자가 된다고 생각하면 더 큰 궁핍을 느낄 것입니다. 자기가 할 수 있는 능력에 비하여 하늘에 달려 있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농사를 지면서 적은 것을 기대하면 그 적은 것만으로 행복할 수 있습니다. 아주 적은 것을 갈망할수록 마음으로 큰 풍요를 느낄 수 있습니다. 나는 나에게 질문합니다. “무슨 마음으로 농사짓니?”

임영호 약력

現) 동대전 농협 조합장 前)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