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경제리뷰] 시티폰
2023-05-11 어기선 기자
삐삐 사용하던 세대
삐삐 즉 무선호출기를 사용하던 세대에게 시티폰은 그야말로 하늘에서 내려준 구세군이나 마찬가지였다. 왜냐하면 삐삐가 울리면 공중전화부스로 달려가야 했다. 그런데 공중전화부스에서 줄이 길게 늘어지게 된다면 전화통화를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런데 시티폰이 있으면 공중전화부스 근처에서 전화통화가 가능했다. 일부 제조사는 아예 삐삐 기능까지 첨가한 시티폰을 출시하는 등 시티폰의 인기가 날로 커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었다. 시티폰은 공중전화를 휴대한다는 개념이었다. 이런 이유로 이동시 통화가 되지 않았고, 중계기가 없는 지역은 아예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주로 공중전화부스 근처가 아니면 아예 통화가 되지 않았다. 이런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기존 삐삐를 사용하던 세대에는 구세군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런 이유로 한때는 날개 돋힌 듯이 판매가 되면서 시티폰의 아성이 오래 갈 것이라고 생각했다.휴대폰이 나오면서
하지만 이런 불편함은 결국 휴대전화가 나오면서 외면을 받기 시작했다. 시티폰은 휴대전화에 비해 저렴한 요금을 내세웠지만 반쪽짜리 이동전화 서비스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점차 시티폰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의 숫자는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시티폰은 삐삐와 휴대전화 사이에서 그야말로 날로 발달하는 기술의 중간자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너무나 빠른 산업 재편 때문에 시티폰을 사용한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최대 인기 개그맨인 김국진을 내세워 “여보세요”라는 광고를 내보내면서 공전의 히트를 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