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리뷰] 악사손보, 수십년간 ‘통상임금 쪼개기’…“통상임금 정의 法명시 필요해”

김한규 의원, ‘통상임금 정의 명시‧낮은 통상임금 최저임금으로 간주’ 개정안 발의 “전국 콜센터 사업장 만연한 문제”…사무금융노조, 고용부에 전수조사 요구도

2023-05-17     이창원 기자
17일
[파이낸셜리뷰=이창원 기자] 악사(AXA)손해보험이 수십년간 이른바 ‘통상임금 쪼개기’ 꼼수를 통해 직원들의 육아휴직 급여 등에 손해를 입혀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사무금융노동조합 등은 악사손해보험에 대한 현장조사를 요구하고 있고, 정치권에서는 관련 법안이 발의되며 노동자들의 권익 개선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17일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무금융노조와 함께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의 주 골자는 각종 수당과 급여의 기준이 되는 통상임금을 법에 정의하고, 통상임금이 최저임금보다 낮을 경우 최저임금을 통상임금으로 간주하는 내용이다. 앞서 악사손해보험 대구지역 콜센터에서 근무하는 A씨는 육아휴직 기간 수령한 휴직급여가 실제 받아야 할 액수보다 적은 것을 확인한 후 2021년 11월 대구서부고용노동지청에 이의신청을 한 바 있다. 악사손해보험이 A씨의 통상임금을 최저임금보다 낮은 기본급(100만원)으로만 한정하고, 성과수당 등 나머지 수당은 통상임금으로 보지 않은 것이다. A씨의 이의신청 이후 대구서부고용노동지청은 당해 최저임금액 전부를 통상임금으로 봐야 한다면서, A씨의 육아휴직급여를 재산정해 추가 지급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와 관련해 김한규 의원은 “지금까지 통상임금이 법에 정의되어 있지 않아 통상임금의 범위를 두고 수많은 소송이 있었다”며 “이런 지난한 과정을 계속 두고 볼 것이 아니라 통상임금에 대한 정의를 법에 정확하게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악사손해보험 상담사 사례에서 드러났듯이 통상임금의 기준이 되는 기본급을 낮게 책정하는 편법이 성행한다”며 “통상임금을 최저임금보다 낮춰 각종 수당을 아끼려는 기업들의 편법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무금융노조도 “(‘통상임금 쪼개기’ 문제는) 전국 콜센터 대부분의 사업장에 만연한 문제”라면서, 콜센터 통상임금 전수조사를 고용노동부에 요구하기도 했다. 앞서 사무금융노조는 지난달 26일 성명을 통해서도 “(악사손해보험은) 최저임금법 위반을 피하기 위해 취업규칙에 최저임금 보장을 명시한 다음 연장·야간·휴일근로 수당과 육아휴직 급여를 계산할 때는 최저임금보다 낮은 기본급을 기준으로 급여를 계산하는 꼼수를 동원, 해당 급여에 대한 최저임금지급을 면피했다”면서, 금융업 전체 노동자 임금실태에 대한 현장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