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경제리뷰] 베이비박스

2023-05-22     어기선 기자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베이비박스란 키울 수 없는 아기를 두고 가는 장소를 말한다. 베이비박스 시초는 2009년 12월 서울특별시 관악구에 위치한 주사랑공동체교회의 이종락 목사가 최초로 만들었다. 이 목사는 한 대학병원 의사의 부탁을 받고 부모가 병원에 버려두고 잠적한 장애아기 4명을 거둬들였고, 2007년 이 목사 집 근처에 다운증후군 아기를 두고 가면서 그 이후 아이를 버려두고 가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베이비박스를 설치했다.

베이비박스 설치했다고...

베이비박스 설치하는 이유는 교회 밖에 아이가 놓아질 경우 추운 날씨에 동사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다만 무작정 아이를 놓고 가는 것은 아니다. 아이를 놓고 가면 상담사가 나와서 상담실에서 상담을 한다. 인적 상황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이다. 그래야만 법적 절차를 밟을 수 있으며, 혹여 아이를 키울 의사가 다시 생기면 아이를 돌려받기 위해서이다. 다만 이곳에 오는 아이들은 입양이 불가하다. 왜냐하면 낳은 부모가 정식으로 양육권 ㅗ기 의사를 밝혀야 하지만 베이비박스는 양육권 포기 각서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아동보호센터로 보내지게 된다. 원래 아기를 섣불리 버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법안인데 아이의 미래를 막아버린 셈이다.

베이비박스에 대해

베이비박스 반대론자들은 베이비박스가 더 쉽게 아이를 유기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면서 반대를 하고 있다. 부모의 죄책감을 덜어주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베이비박스 합법화 추진 목소리도 나왔지만 국회의원들이 난색을 표한 것도 베이비박스 제도가 합법화되면 무기명 영아 유기가 합법화되는 것이기 때문에 난색을 표할 수밖에 없다. 다만 베이비박스의 체계화, 제도화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엄연히 영유아 유기가 일어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부모와 아이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지자체나 국가에 의해 운영되지 못하고 사회단체의 선의에 의해 작동하는 것에 대해 제도적 장치라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영유아를 유기하는 부모들이 단순히 ‘무책임’해서가 아니라는 것도 통계에서 나와 있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영유아 유기 문제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단순히 색안경을 끼고 그들을 바라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스스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여러 정부 기관의 도움을 요청하고, 입양이라도 보내기 위해 입양기관에 손을 뻗었지만 그것도 용이하지 않자 결국 선택한 것이 베이비박스라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아이의 부모가 베이비박스로 가기 전까지 우리의 제도적 장치가 작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베이비박스로 가는 아이의 숫자가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