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회갑이라고 돈 걷은 회사…사측 “소통 부족 성장통”
커뮤니티에 폭로글 올라와, 대표 회갑일이라고 직원들에게 돈 걷어
2024-06-02 박영주 기자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경기도 부천의 한 햄버거 프랜차이즈 회사에서 대표 생일이라는 이유로 직원들에게 돈을 걷고, 연휴 다음 출근일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는 등의 일이 벌어졌다는 제보가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해당 제보글은 SNS 등을 통해 급속도로 퍼져가고 있으며, 누리꾼들을 중심으로 문제의 업체가 어딘지를 놓고 특정 업체가 거론되며 근로기준법 위반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왔다.
의혹의 중심에 선 업체에서는 “회사가 급성장 하는 과정에서 소통이 부족했다. 성장통이라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지난 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어떤 ㅈㅅ회사 대표 생일이라고 직원들한테 돈 걷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금요일 월요일 연차 사용 금지 걸고 돈까지 걷네요”라며 공지글과 함께 사원명·직책·부서·금액이 기재된 표를 증거사진으로 제시했다.
공지에서는 ‘연휴 다음 출근일 연차휴가 사용금지’라며 “연차휴가 결재권자인 부서장님들께서는 연휴 전후 부서원의 휴가사용을 금지하여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회사 업무상 부득이한 경우 연차사용일자 조정 협의는 근로기준법 위반 아님. 연휴 전후 연차휴가 사용은 밀도있는 업무수행에 역행하는 행위임을 다시 한번 주지시켜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문구가 담겨 있다.
함께 올라온 사진에는 ‘임원 7만원, 부/차장 5만원, 과장 이하 3만원’이라는 조건과 함께 사원명·직책·부서·금액이 정리된 표가 담겼다. 이렇게 직원들에게 걷은 돈은 489만원에 달했다.
문제의 게시글을 본 누리꾼들은 “여기 어디 회사냐”, “노동청에 진정서 접수하라”, “대표한테 돈주면 그만큼 직원한테 잘해주나”라는 등의 격한 반응을 보였다. 관련 기사가 나오기 시작하자 누리꾼들은 ‘어디 업체냐’며 추적에 나서기까지 했다.
의혹의 중심에 선 업체 관계자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대표 회갑연이어서 아이디어 차원에서 접근했던 것이다. 대표님이 생일인 직원들을 모아서 매달 첫째주 월요일에 직접 미역국을 끓여주고 생일축하를 해줄 정도였는데, 이런 오해를 받게 되니 답답하다”며 “처음에는 2~30명이 가족처럼 일하다가 회사가 급성장하면서 100여명 넘게 들어오면서 사실 소통이 부족했던 부분이 있었고 직원들이 선뜻 이해를 하지 못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종의 성장통 측면에서 소통의 부재가 분명히 있었다”고 답변했다.
연차사용 제한과 수금, 근로기준법 위반일까?
고용노동부 관계자 “일단은 위법,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그렇다면 이 업체의 행위는 근로기준법 위반에 해당할까?
한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연차사용을 제한하거나 일괄적으로 돈을 걷는 행위는 일단은 위법”이라면서도 “근로계약서와 함께 돈을 걷은 것이 급여에서 일괄적으로 제한 것인지 아니면 급여지급 이후 자발적으로 걷은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근로기준법 상으로 연차는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줘야하지만, 사업 운영이나 업무상에 큰 지장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연차제한이 가능하다”며 “이는 말그대로 업무가 아예 돌아가지 않는다든가 중대한 차질이 발생하는 등의 경우에 한하며 근로계약서에 ‘부득이한 사유가 있을 때는 연차사용이 제한될 수 있다’라는 문구가 있으면 적용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수금과 관련해서는 “근로기준법 43조에 따르면 근로자에게는 임금 전액을 지급해야 한다고 돼있다. 만일 수금한 금액을 빼고 임금을 줬다면 근로기준법 위반에 해당하지만 임금을 제대로 지급한 뒤에 수금을 한 것이라면 자발적인 모금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처벌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