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속 경제리뷰] 토머스 모어 유토피아

2024-06-08     어기선 기자
삽화=김진호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소설 유토피아는 토머스 모어가 1516년 라틴어로 쓴 소설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가상의 섬나라 이름이 ‘유토피아’이다. 유토피아는 정치체제로는 ‘민주주의’를 띄고 있으면서도 경제적으로는 ‘공산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터무니 없어 보인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사실 유토피아는 ‘성선설’에 기반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간이 생산을 하면 그 생산된 것을 공동으로 관리하고, 공동으로 소비하기 위해서는 가장 필요한 것은 인간의 선한 마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의 마음에는 소유욕이라는 것이 작용하고, 그것이 자본주의의 근간이 되고, 오늘날 현대에서는 자본주의를 바탕으로 해서 문명이 발달하고, 인간이 발달했다는 점에서 농경 기반 공산주의를 이상향으로 내세운 것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있다.

농업 기반 공산사회

유토피아의 가장 큰 특징은 농업을 기반으로 한 공산사회라는 것이다. 도시민들은 자기 차례가 되면 번갈아 농촌 지역으로 와서 노동을 한다. 도시민은 2년 동안 농촌 복무를 마치고 도시로 돌아가고, 새로운 도시민이 농사일을 담당한다. 다만 이는 법으로 강제돼있다. 곡식을 생산하면 남는 것ㅇ르 공동 창고에 저장하거나 가까운 곳에 나눠준다. 도시 역시 사유재산의 개념이 없다. 이런 이유로 10년마다 한 번씩 추첨으로 집이 새로 정해진다.

성선설의 유토피아

소설 유토피아가 맑스-레닌의 공산주의에 영향을 줬다고 평가를 하고 있다. 하지만 모어의 유토피아와 맑스-레인의 공산주의 개념은 출발선이 다르다. 유토피아는 이상사회를 제시했다. 그 이상사회는 ‘성선설(性善說)’에 기반한다. 인간의 성품은 선하게 태어났기 때문에 유토피아에서는 계급도 없고, 소유욕도 없다. 유토피아는 중세적 사회질서 속에서 근세적 사회질서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이상향을 제시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계급제가 없으며, 모두 공평하게 노동을 한다. 즉, 6시간 일한 후 남는 시간에 여가를 즐긴다. 생산과 소유의 평등이 ‘인간의 선함’을 기초로 하고 있다.

성악설의 맑스 공산주의

반면 맑스-레닌의 공산주의는 성악설에 기반을 한다. 즉, 인간의 마음은 악하기 때문에 인간의 마음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폭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계급과 사유재산 소멸을 위해서는 인간의 마음까지 통제를 해서 공동생산, 공동분배로 나아가자는 것이다. 이는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통해 가능하고,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했다고 해도 곧바로 공산주의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거쳐서 공산주의로 나아가자는 것이다. 그 이유는 인간은 악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유토피아와 맑스-레닌 공산사회는 생산수단이 공유되고, 사유재산이 없는 사회이지만 그것을 실현하는 방법으로 유토피아는 인간의 선함을 기반으로, 맑스-레닌 공산사회는 인간의 악함을 기반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