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통한 과거리뷰] 인플루언서, 방물장수 그리고 쥬단학·아모레 아줌마
2024-06-27 어기선 기자
조선시대 인플루언서, 방물장수
조선시대 인플루언서는 ‘방물장수’라고 할 수 있다. 방물장수는 보퉁이에 싸서 등에 지거나 머리에 이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장사를 했다. 이 과정에서 여성에게 세상 소식을 알려주거나 심부름을 하기도 했다. 방물장수는 조선시대 당시 여성들에게는 ‘인플루언서’였다. 방물장수는 남성들의 출입이 불가능했던 안방까지 출입을 자유롭게 하면서 양반댁 마님의 말동무가 되거나 집안의 큰일에 대해 참견까지 했다. 방물장수는 양반댁 마님과 얼마나 교류를 하느냐에 따라 ‘판매량’을 올릴 수 있느냐가 결정됐다. 오늘날 SNS에서 얼마나 팔로워 숫자를 확보하느냐에 따라 판매량이 결정되는 것과 비슷한 구조이다.1980년대 인플루언서, 쥬단학·아모레 아줌마
방물장수는 20세기 들어서면서 새로운 형태로 바뀌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쥬단학’ ‘아모레’ 아줌마이다. 1980년대 3저 호황의 시대가 들어서면서 가구별 소득의 증가가 일어났지만 아직도 여성의 사회 진출은 크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주로 가정주부들은 집안에 있어야 하는데 세상 소식을 알려주는 사람이 바로 ‘쥬단학’ ‘아모레’ 아줌마였다. 당시 태평양화학(현 아모레퍼시픽)의 ‘아모레’와 한국화장품의 ‘쥬단학’은 경쟁 관계였다. 그러다보니 여성을 주로 고용해서 방문판매를 하게 했다. 결혼한 여성을 중심으로 고용을 하다보니 ‘아모레 아줌마’ 혹은 ‘쥬단학 아줌마’라고 불렀다. 이들은 ‘쥬단학’ 혹은 ‘아모레’ 소속 모자와 의상을 입고 화장품 가방을 들고 집집마다 방문을 했다. 그 화장품 가방에는 여러 가지 화장품이 들어있었고, 샘플을 나눠주기도 했다. 이에 가정주부들은 샘플을 피부에 바르면서 세상 이야기를 한다. 즉, 쥬단학·아모레 아줌마는 당시 인플루언서라고 할 수 있다. 아직까지 남아 있는 방문판매가 있다. 바로 소위 야쿠르트 아줌마라고 불리는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