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경제리뷰]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
2024-07-10 어기선 기자
예수 함정 빠뜨리기 위해
당시 예루살렘에는 바리새인과 헤롯당원으로 세력이 나뉘었다. 헤롯당원은 로마 제국을 신봉하는 세력이고, 바리새인은 로마에 저항하는 세력이었다. 그래서 바리새인은 ‘납세 저항 운동’을 벌였다. 바리새인은 로마에 저항하지 않고 있는 예수를 미워하게 되면서 예수가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인 “로마가 우리를 지배하는데 세금 내는 게 좋을까요 안좋을까요?”를 냈다. 여기서 예수가 “로마에게 세금을 내야 한다”고 답변하면 민중들이 등을 돌릴 것이고, “로마에게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고 하면 로마가 예수를 반역죄를 씌워서 처단할 수 있다. 이에 예수는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라고 답변한 것이다. 이렇게 되자 바리새인들도 답변을 못하고, 로마도 더 이상 예수에 대해 별다른 시비를 하지 않게 됐다.로마가 국교로 받아들이면서
그런데 로마가 기독교를 국교로 받아들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로마 황제들이 납세를 종용할 때 악용을 한 것이다. 뒷부분의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는 삭제하고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를 내세워 반드시 납세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낸 것이다. 통치자들이 결국 백성들에게 납세를 종용할 때 사용하는 구절로 바뀌게 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고대 로마가 기독교를 국교화시킨 이유가 바로 해당 구절 때문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이다. 왜냐하면 고대 로마는 화폐의 나라라고 부를 정도로 화폐 주조가 활발했다. 그리고 화폐는 로마 군대를 유지하는 주요 수단이 됐다. 게르만족 대이동 이후 로마 제국은 더 이상 자영농으로 군대를 유지할 수 없게 되면서 용병으로 군대를 구성해야 했다. 그러자면 용병에게 화폐로 월급을 지급해야 했고, 그러다보니 납세 거부 운동을 깨부술 명분이 필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