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속 경제리뷰] 국부론

2024-07-13     어기선 기자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국부론은 애덤 스미스의 대표적인 저서이면서 경제학계에서는 ‘성서’와 비견될 정도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원제는 ‘국부의 형성과 그 본질에 관한 연구’인데 줄여서 ‘국부론’이라고 부른다. 애덤 스미스가 찰스 타운센드 공작의 아들을 개인과외하면서 율버 각지를 여행하고, 1766년 영국에 귀국한 후 10년간 자신의 서재에 파묻혀 작성한 책이다. 원래 애덤 스미스는 경제학과는 거리가 먼 ‘철학자’였다. 하지만 여행을 하면서 경제학의 식견을 넓히면서 국부론을 쓸 배경지식을 얻기 시작했다.

중농주의·중상주의 아닌 산업혁명으로

18세기 프랑스는 중농주의를 바탕으로 부를 축적해 나갔고, 에스파냐는 신대륙을 바탕으로 상업 활동을 해서 부를 축적해 나가는 중상주의였다. 하지만 영국은 산업혁명을 통해 부를 축적해 나갔다. 경제학도 기존의 중농주의나 중상주의가 아닌 새로운 이론이 필요했다. 그 이론을 제시한 사람이 애덤 스미스이다. 애덤 스미스는 ‘분업’을 강조했다. 근대국가 이전까지만 해도 하나의 물건을 만드는데 한 사람이 여러 공정을 맡아서 했다. 그러나 이미 고대 그리스에서는 분업을 꺼내들었다. 그러나 근대국가 이전까지 ‘한 사람이 여러 공정으로 해서 물건을 만들어 내는 것’이 효율성에서 뛰어났다. 그러나 산업혁명에 접어들면서 그것이 비효율성이 되면서 고대 그리스에서 제시됐던 분업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을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제시했다. 또한 분업을 하게 되면 화폐를 사용하게 되고, 그를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 및 시장 사회가 형성된다. 애덤 스미스가 분업을 강조하는 또 다른 이유는 산업혁명에 따른 대량생산이라는 점이다. 가내수공업은 결국 공산품의 가격이 상당히 고가에 형성되고 특권층의 전유물이 됐지만 산업혁명으로 인해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서 가격이 하락하게 됐고, 이것이 본격적인 시장경제체제의 시초가 됐다는 것이다. 또한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을 통해 경제 행위의 주요한 동력이 된다고 판단했다.

보이지 않는 손

사실 국부론의 핵심은 ‘보이지 않는 손’이다. 인간의 이기심과 경쟁으로 모든 시장 참가자가 열심히 일하고 자원이 효율적으로 거래되는 시장에서 가격 결정권이 소수가 아닌 시장 참가자 전원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시장이라는 것은 전제로 생산자는 최적의 가격으로 최적의 이윤을, 소비자는 최적의 가격으로 최대의 만족을 이루는 서로가 만족스러운 결과를 자기 되며, 이를 유지하는 힘이 바로 시장 속의 가격이라는 ‘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애덤 스미스는 규정했다. 이런 이유로 애덤 스미스는 가장 부정적인 것으로 ‘보이는 손’이다. 정부와 같은 특정 집단 혹은 소수의 이익집단이 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며, 이들의 의지대로 가격이 임의로 조절되거나, 독과점 현상으로 자원의 자유로운 유통을 막아, 시장의 순기능을 막아버리는 현상이 발생하는 일이었다. 이에 애덤 스미스는 정부는 국방, 사법, 공공 토목사업 같이 개인이 할 수 없는 일이나 개인이 하려고 하지 않을 일만을 해야 하며, 길드같은 특정 집단이 법을 등에 업고 자원을 독점하여(chartered monopoly) 시장 유통을 통제하는 일이 발생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한 오해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의 가장 큰 오해는 국가가 시장에 개입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고, 기엄들의 담합과 독점을 장려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신자유주의 혹은 우파 시장자유주의는 국가의 개입을 비판하면서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을 내걸고 있지만 국부론을 살펴보면 신자유주의나 우파 자유시장주의와는 완전히 다른 내용을 주장했다.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지 말라고 주장한 것은 정부가 거대 상인들과 결탁해서 그들의 독과점을 정당화하지 말라는 뜻이다. 하지만 신자유주의자들은 여전히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을 내세워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지 말라면서 독과점을 유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애덤 스미스 국부론에서는 바람직한 시장 상태(완전경쟁시장)를 유지하기 위해 국가 개입을 강조했다. 예컨대 범선을 비롯한 당대 군수산업에 대해서는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