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 칼럼] 항상 옳은 것은 없다.

2023-07-28     김진혁
[파이낸셜리뷰] 탈무드에 나온 이야기다. 항해 중이던 배 한 척이 갑자기 불어 닥친 폭풍우에 그만 항로를 잃고 무인도에 머물게 되었다. 그 섬에는 천연의 풍경과 먹음직스러운 과일들이 널려 있었다. 승객들의 행동은 네 부류로 나눠진다. 첫 번째 부류는 섬이 아름답다고 말은 하지만 배에서 내리지도 않았다. 혹시 섬을 구경하고 있는 동안 배가 갑자기 떠날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두 번째 부류는 서둘러 섬으로 내려가 꽃향기도 맡고, 과일을 실컷 먹었다. 그리고 배로 돌아왔다. 세 번째 부류의 승객들은, 배가 떠나려고 닻이 올라가는 것을 바라보면서도 서둘러 돌아오지 않았다. 돛을 달려면 아직 시간이 충분하다는 생각으로 마냥 쉬고 있었다. 그런데 배가 포구에서 떠나려고 하자, 허겁지겁 물에 뛰어들어 헤엄쳐 겨우 배에 올라탔다. 네 번째 부류의 승객들은, 섬에 내려가 그 경치에 도취하여 먹고 즐기느라 배가 떠나는 것조차 몰랐고, 그들은 결국 섬에서 살아야 했다. 그들 중 일부는 맹수에게 죽임을 당하고 낯선 섬에 적응하지 못해 모두 죽었다. 당신은 누가 지혜롭게 행동한 부류의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두 번째 부류의 승객들이 지혜롭다. 그들은 과일을 따 먹으면서 적당하게 휴식한 후에 늦지 않게 배로 돌아와 목적지로 출발할 수 있었다. 인생은 기차여행과 같다. 부모님이 표를 끊어주셔서 시작한 여행으로 보통 부모님이 먼저 역에 내린다. 여행은 이어져 새로운 역과 경로도 바뀌고, 간혹 사고도 난다. 우리는 언제, 어느 역에서 내릴 줄 모르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기차에 오르는 승객들과 같이 사회질서를 지키면서 여행하는 것이다. 행복한 여행이 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태도는 곤란하다. 비판적 태도는 현상이나 문제를 해결하기에 앞서 상대의 의지를 꺾는다.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태도도 오해의 소지가 있다. 특히 강압적인 태도는 관계를 위축시킨다. 자기만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탈무드는 ‘남 탓 말고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라’고 교훈한다. ‘사람들은 길가다가 넘어지면 돌부리를 탓한다. 돌이 없으면 언덕을, 언덕이 없으면 자기 구두를 탓한다.’ 그렇다. 주옥같은 교훈과 탁월한 생각을 가져도 남 탓하고 실행에 옮기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하라. 올바른 태도는 힘이다. 지식보다 강한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