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여행 작가의 여행 픽] 대한민국 3대 섬 백패킹 성지, 굴업도·매물도·비양도
- 국내 백패커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섬, 굴업도 - 푸른 남해를 전면에 펼쳐두고 있는 야영장, 매물도 - 일출과일몰이 공존하는 야영장 망루, 비양도
사슴이 노니는 초자연의 신비 굴업도
인천항을 출발, 덕적도에서 배를 한 번 갈아타야 한다. 또한, 성수기와 주말에는 예약이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렵다. 그런 번거로움에도 불구하고 굴업도는 우리나라 백패커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섬이다. 단 하나의 마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지역이 마치 무인도와 흡사한 초자연의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머리언덕은 굴업도의 상징과도 같은 장소다. 바다를 향해 길게 뻗어난 지형이 온통 초지로 덮여있어 일출과 일몰이 공존한다. 개머리언덕에 설영(텐트설치)을 하기 위해서는 일단 선착장에서 마을까지 이동하여 다시 섬 능선을 타고 1.5km를 걸어야 한다.
초입과 중간, 두 지점에 능선으로 오르는 경사로가 있지만 대체로 코스는 완만하다. 굴업도에서 사슴을 만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이동 중에 혹은 텐트 주변으로 불쑥 모습을 드러낸다. 사슴은 과거 섬 주민들이 방목해서 키웠던 것으로 이제는 야생화되어 개체 수도 200마리를 넘는다.
굴업도에서의 첫 캠핑이 개머리언덕이라면, 두 번째는 연평산과 덕물산을 추천한다. 섬의 서북쪽으로 봉긋하게 솟아오른 두 개의 모래 산은 굴업도의 또 다른 비경들을 숨겨놓았다. 특히 코 하나로 몸체를 버티고 선 코끼리바위와 사구는 해안지형의 백미다. 그리고 운이 좋다면 줄을 지어 붉은모래해변을 질주하는 사슴 떼도 목격할 수 있다.
한편, 개머리언덕과 연평산, 덕물산 부근은 태양에 직접 노출돼있다. 더운 계절이라면 해송 숲의 그늘이 좋고 물놀이와 시원한 캠핑을 즐길 수 있는 굴업도해수욕장 부근이 안성맞춤의 장소다. 해수욕장은 길이 800m, 폭 50m의 해변으로 모래가 곱고 완만하며 남향의 바다가 이국적인 정취를 자아낸다. 주민들이 화장실과 개수대를 주민들이 깨끗하게 관리하고 있어 여러모로 편리하다.
학교 터의 기발한 변신 매물도
매물도 당금마을, 여객선에서 내린 백패커들의 걸음이 빨라지기 시작한다. 야영장의 좋은 자리 즉 바다 쪽 사이트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일행이 있는 사람 중 한 명은 선발대가 되어 야영장을 향해 맹렬히 돌진하기도 한다. 선착장에서 야영장까지는 채 10분이 걸리지 않는다.
마을 사잇길 바닥에 파란 화살표를 그려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안내도 해놨지만, 초행길에 나선 이들이 엉뚱한 방향으로 벗어나 헤매다 돌아오는 경우도 허다하다. 매물도야영장은 과거 한산초등학교 매물도분교 폐교 터에 자리하고 있다. 매물도분교는 1963년 섬 주민들에 의해 세워졌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교육열이 있었던 주민들이 아이들을 위해 내놓았던 섬에서 가장 편평한 땅이다.
매물도 야영장은 맑고 푸른 남해 바다를 전면에 펼쳐두고 있다. 또한, 떠오르는 태양 빛을 오롯이 받아내는 일출 명소다. 야영장은 알파인 텐트 기준 최대 30동의 텐트가 들어갈 수 있는 규모며 예약은 받지 않고 선착순으로 운영된다. 워낙에 인기가 좋아 주말과 성수기에는 빈자리가 없을 만큼 빼곡하게 채워진다.
따라서 주말 캠핑을 위해서는 통영에서 출발하는 분 첫배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야영비는 1인 1박 15,000원이며 당금선착장에 있는 구판장에 들려 지불하면 된다.
매물도는 통영항과 거제도 저구항에서 배가 다닌다. 시간상으로는 저구항이 훨씬 빠르지만 통영항의 압도적인 여행 인프라를 당해낼 수는 없다. 백패커들은 시락국, 충무김밥, 꿀빵 등으로 허기를 채우고 또 서호시장에서 싱싱한 해산물을 구입, 섬으로 온다.
제주가 품어낸 섬 속의 섬 비양도
제주에는 두 개의 비양도가 있다. 하나는 협재 앞바다의 비양도요, 다른 하나는 우도 북동쪽에 딸린 작은 섬 비양도이다.
김민수 여행작가
제주에 사는 여행작가, 사단법인 한국여행작가협회 정회원, ‘대한민국 100섬 여행’ 등 다수의 책을 저술했고 잡지와 라디오를 통해 여행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