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호 칼럼] 곰보다 여우가······

2024-08-01     임영호
[파이낸셜리뷰] 세이노의 가르침대로 일에는 저마다 성격이 다 다릅니다. 일의 종류에는 영업사원 처럼 사람을 상대하는 일, 교수나 변호사처럼 책이나 서류를 가지고 하는 일, 농부처럼 몸으로 하는 일, 기술자처럼 기계를 다루는 일 등이 있습니다. 어떤 직업이든지 하는 일이 자기 성격에 맞으면 우선 성공 가능성이 크고, 실패 가능성이 적다고 봅니다. 도시 농협은 고객을 상대로 하는 금융업이 주된 업무이고, 그 외 마트나 경제사업장에서는주로 영업을 하거나 조합원을 상대합니다. 사람을 상대하는 일은 직원의 성격이 중요합니다. 특출난 영업 실적을 올리는 직원들은 아주 사교적인 언행으로 얼굴 가득 미소를 띈 가득한 외향적 성격이지만, 그저 사람만 좋은 직원은 외적으로 표현에 서투르고 주저주저하는 내향적인 사람이 많습니다. 성격을 고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아무리 친절하게 손님을 대하라고 교육하더러도 내성적이고 무뚝뚝한 성격이라면 친절을 기대하기란 사실상 어려운 일입니다. 은행 창구에서 고객들을 상대로 예금이나 대출, 카드나 보험을 권하여야 하는데 고객에게 마음을 움직이는 인사 한마디도 제대로 못한다면 절대로 영업을 잘 할 수 없습니다. 나는 면접에 들어가는 간부들에게 말 없는 친구보다는 수다 떠는 사람을, 심각한 사람보다는 미소를 짓는 사람을, 전공학과를 굳이 따진다면 무생물을 다루는 수학이나 물리학 전공자보다는 조직이나 사람을 상대하는 서비스 관련 학과나 경영학, 행정학을 전공한 자를 선택하라고 권합니다. 조합장이 되기 전에 조합원으로서 은행 창구에서 첫 번째 만났던 직원에 대한 기억이 생생합니다. 반기는 미소와 예의 있는 언행에 나도 모르게 빠져 은행 문을 나섰을 때 몽땅 털리고 빈 지갑으로 나왔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조금도 밉지 않았습니다. 그 직원은 지금 중견간부로 우리 농협의 에이스입니다. 나는 주인 의식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일하는 그 직원을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임영호 약력

現) 동대전 농협 조합장 前)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