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노조 “‘부산이전’, ‘자해 행위’ 분명”...“약 15조원 국가적 파급효과 손실”

31일 산은 부산이전 타당성 검토 연구용역 결과 발표회 개최 노사 공개토론회 제안도...“강석훈 산은 회장 공식답변 기다릴 것“

2024-07-31     이창원 기자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이창원 기자] 산업은행 노조가 정부의 산업은행 부산 이전 추진에 대한 반대입장을 지속적으로 내비치고 있다. 특히 노사 양측이 각각 산업은행 이전 타당성 검토를 마친 상황인 만큼 공개토론회를 진행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31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산업은행지부 (위원장 김현준, 이하 ‘산은 노조')는 산업은행 본점에서 ’산업은행 부산 이전 타당성 검토 연구용역 결과 발표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부 박래수 교수, 금융경제연구소 조혜경 소장 등이 참석했다. 김현준 산은 노조 위원장은 ”지난 2월 한국재무학회에 산업은행 부산 이전의 국가경쟁력 파급효과 분석, 금융경제연구소에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정책금융기관 역할 검토를 의뢰했다”며 “산업은행 부산 이전의 기대 손익, 그리고 국가경제에 미칠 각종 파급효과에 대한 객관적이고 정량적인 분석 결과를 국민들에게 알리고, 산업은행 부산 이전이 얼마나 타당하지 않은 정책인지 검토하는 발전적인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사 양측의 컨설팅 결과가 모두 나왔으니 공개토론회를 진행하자”며, “강석훈 산은 회장의 공식 답변을 기다리겠다”고 제안했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도 “작년 4월 15일,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한국노총을 방문했을 때 국책은행 지방이전 전면 재검토를 요청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좋은 제안을 해줘서 고맙다‘고 답했다”며 “그러나 지금 정부는 산업은행이 왜 부산으로 이전해야하는지, 국가적으로 어떤 효과가 있을지 어떠한 검토도 없이 지방이전으 밀어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번 연구용역 결과는 산업은행 부산 이전의 타당성에 대한 첫 검토”라며 “연구 결과 산업은행이 왜 부산으로 이전하면 안 되는지 밝혀진 만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산업은행 부산 이전 저지의 완전한 승리를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DB산업은행 부산 이전시 재무적 파급효과 산출‘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맡은 한국재무학회 박래수 교수 (숙명여대 경영학부)는 “부산 이전 시 향후 10년간 7조39억원의 기관손실과 더불어 15조4781억원의 국가적 파급효과 손실이 예상된다”며 “이는 수도권 대비 동남권에 절대적으로 적은 금융기관 및 기업고객, 기존 기관들과의 거래 중단 등 금융네트워크 약화, 인적 경쟁력 저하 등이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또한 “해당 손실 외에도 산은이 관리하고 있는 구조조정 기업들의 부도 위험 증가에 따른 부가 손실 (약 22조 156억원), 산은 손익 감소에 따른 정부배당금 지급 불가, 국제금융중심지로서 서울의 브랜드 경쟁력 훼손 등 계량화가 어려운 커다란 손실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 교수는 “산은 부산 이전을 둘러싼 여러 논란의 엄중함을 고려해 진행과정과 연구내용에 최대한 합리적이고도 중립적인 관점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며 “정부와 산은 경영진은 이번 연구 보고서 발표를 통해 산업은행 부산 이전이 엄청난 경제손실을 수반하는 잘못된 정책 방향임을 깨닫고 근본적인 정책 재고와 집행 수정이 이루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금융경제연구소 조혜경 소장도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산업은행의 정책금융 역량 강화 방안‘이란 주제로 한 발표에서 “2005년부터 총 29개 금융공기업이 부산으로 이전했으나 국가균형발전에 기여하지 못했다”며 “비현실적․비효율적인 금융공기업 분산 정책 대신 지역산업 육성 연계 금융발전방안을 수립하여 지역산업 경쟁력 강화에 정책금융 자원을 집중적으로 배분해야 하는데, 산업은행이 운영 중인 8개 지역의 지역본부가 국가균형발전의 총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산업은행의 업무 목적에 지역균형발전을 명문화하고 은행 내 ‘지역성장기금’을 조성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며 “각 지역본부를 지역거점으로 활용하여 각 지역별 지방은행을 정책금융 공급체계의 전략적 파트너로 편입한다면 시장마찰과 민간 구축효과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산은 노조는 외부 설문조사기관 (㈜엠브레인)을 통해 본점 고객기업과 협업기관 종사자 930명을 대상로 부산 이전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도 발표했다. 산은 노조는 “산은 부산 이전을 반대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84%인 반면 ‘재무 및 자금부서’ 종사자는 90% 반대로 비율이 가장 높다”며 “대출자산의 99.8%가 기업자산인 산은의 특성상 직접적 거래당사자인 기업별 ‘재무 및 자금부서’ 직원들의 반대를 무시하고 이전을 강행한다면 기업금융 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산은 부산 이전시 업무에 불편함이 있을 것이라는 답변이 86%에 달했고, 73%는 거래 금융기관을 옮기겠다고 했다”며 “산은을 따라 부산으로 본사를 이전하겠다는 기업은 단 1.7%인 점을 감안하면, 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산은 자체적으로 보나 국가 전체로 보나 ‘자해 행위’임이 분명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한 “임직원 설문조사 결과 기혼 직원의 80%가 맞벌이를 하고 있다”며 “본인 경력을 포기하면서까지 배우자의 직장을 따라 거주지를 이주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94%의 직원은 주말부부를 하겠다고 한다. 이는 단순히 정주여건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의 삶이 바뀌는 문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