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경제리뷰] 자원의 저주 그리고 네덜란드병
2023-08-03 어기선 기자
네덜란드에서 가스전 발견하면서
1959년 네덜란드는 북해에서 다량의 가스전을 발견했다. 이에 천연가스 수출로 매년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이게 된다. 이로 인해 네덜란드 화폐 단위인 길더의 가치가 크게 상승했다. 이에 1970년대 들어 천연가스를 제외한 다른 네덜란드 수출업체의 경쟁력을 잃어버리게 된다. 반면 물가는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임금 인상 요구가 빗발치게 되면서 노동자와 사용자 사이의 극한 대립이 이뤄졌다. 이로 인해 사회 불안이 발생했고, 기업의 투자 위축으로 경제는 심각한 수준으로 위축되게 됐다. 네덜란드가 천연가스가 발견되기 전에는 나름 유럽의 부국으로 인정받았지만 천연가스가 발견되면서 오히려 저주가 내렸다고 해서 ‘네덜란드병’이라고 부르기도 했다.자원의 저주 일어난 경우
하나의 나라에서 자원이 모든 지역에서 골고루 나오지 않는다. 즉, 하나의 나라에서 A라는 지역은 석유가 나오지만 B라는 지역은 석유가 나오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A라는 지역의 ‘부’와 B라는 지역의 ‘부’의 차이가 발생한다. 즉, 지역적 불균형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강력한 중앙집권국가라면 이것을 강제적으로 통제가 가능하지만 강력한 중앙집권국가가 되지 않으면 그에 따른 불만이 발생한다. 예컨대 중동국가는 이슬람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중앙집권국가 특히 왕조국가이기 때문에 석유자원을 독점하고 관리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아프리카 등 중앙집권국가가 없는 상황 속에서 민주주의를 심는다면 오히려 그것이 내전의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 즉, A라는 지역은 석유자원으로 인해 잘먹고 잘 사는데 B라는 지역은 아무 것도 없다면 A라는 지역에 부의 재분배를 요구하게 된다. 하지만 A라는 지역의 주민들은 부의 재분배를 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이런 상황 속에서 투표를 통해 지도자를 선출했는데 A라는 지역의 재산을 B라는 주민에게 나눠준다면 A라는 지역의 주민은 불만을 품게 되고, 장벽을 쌓아올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거꾸로 정권이 A라는 지역을 옹호해서 A라는 지역의 부가 B라는 지역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는다면 B라는 지역이 불만을 품을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결국 내전으로 이어지게 된다. 즉, 자원국가에서 강력한 중앙집권국가가 탄생하지 않는다면 내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내전은 국가의 살림을 피폐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독재국가로 가게 되는 이유
이런 이유로 결국 독재국가로 가게 된다. 독재국가로 가게 되면 필경 부패하게 된다. 자원은 중앙정부가 독점을 하게 되면 ‘부의 독점현상’이 발생하게 되며, 그것은 곧 부패로 이어지게 된다. 독재국가는 자원으로도 충분히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기 때문에 인프라 확충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게 된다. 또한 독재국가의 유지를 위해서라도 굳이 인프라 확충을 할 이유가 없다. 만약 독재국가가 인프라를 확충해 나가면 국민의 의식수준은 높아지게 되고, 민주정신은 더욱 높아진다. 그렇게 되면 독재국가의 퇴진을 요구하게 된다. 독재국가의 지도자는 그렇게 나아가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인프라 확충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거꾸로 독재국가를 유지하기 위해 사회적 불만을 막기 위해 막대한 혜택을 뿌려댄다. 그것은 생산적 활동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의미없는 소비 활동에 막대한 재정을 뿌려대는 것이다. 국민은 굳이 내가 불만을 표출하지 않아도 정부가 알아서 하니 정부가 하는 일에 대해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고 정치에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는다. 다만 이들 국가는 자원이 고갈되면 파국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산유국들의 고민이 가장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