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 칼럼] 고흐, 고갱의 우정

2023-08-11     김진혁
[파이낸셜리뷰] 후기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고흐와 고갱의 2년여의 우정과 파탄은 유명하다. 오늘날 두 사람의 그림값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생전에 큰 인기를 누리지 못한 가난한 화가였다. 두 사람 모두 정식 교육을 받지 않았다. 그래서 자신들만의 화법으로 독창적 회화를 만들었고, 불굴의 열정과 의지로 가난과 싸워야만 했다. 네덜란드 출신 고흐(1853~1890)는 미술상, 성직자에서 뒤늦게 화가의 길을 선택했다. 어두운 색채와 비참한 주제를 거침없고 솔직하게 표현했다. 고갱(1848~ 1903)은 주식 브로커였고, 계획적 성격으로 유럽 문명을 부정하고 원시를 그리워하면서, 원근을 무시한 구도. 단순화된 형태 등의 다양성을 보여주었다. 고갱과 고흐는 1888년 두 달 동안 노란 집에서 동거했다. 고갱은 오만한 자부심으로 악명이 높았고, 고흐는 불안정한 정신과 행동을 보이는 등 서로 너무 몰랐다. 그림을 놓고 크게 싸운 뒤 고갱은 고흐에게 결별을 통보한다. 고흐는 귀를 자르고 정신병원에 입원, 권총으로 자살했다. 고갱도 병마에 시달리면서 처절한 패배감의 방랑길로 떠난다. 고흐와 고갱은 예술적 동지였지만, 같은 곳을 바라보지 못했다. 비록 세상이 어둡고 슬픔에 가득 차 있더라도, 생각은 홀로 해도, 좋은 사람과의 교류와 공감을 할 수 있다면 여전히 아름답고 숭고하다. 이를 위해서는 사람 보는 눈과 올바른 선택이 중요하다. 공자는 논어 ‘위정편’ 사람을 판단하기 전에 세 가지 시視·관觀·찰察을 살펴보라고 한다. 첫째 시視는 그냥 사람의 행동을 육안으로 본다. 둘째, 관觀은 좀 더 자세히 본다. 숨은 뜻을 가지고 본다. 셋째 찰察은 살펴보는 그 사람이 편안하지를 꿰뚫어 보는 것이다. 맹자의 사람 판별법도 아주 단순하다. “사람을 살피는데 눈동자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눈은 악한 마음을 숨기지 못한다. 마음이 바르면 눈동자가 밝고, 바르지 못하면 눈동자가 흐리다. 그 말을 듣고 그 눈동자를 살피면 어떻게 숨길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