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와 산호의 현실, 리카 림 개인전

2024-08-11     이영선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영선 기자] 지구온난화를 온 몸으로 체험하는 생물이 있다. 바로 ‘산호’이다. 그들에 대한 현실을 담은 개인전이 있어서 화제가 되고 있다. 바로 리카 림 개인전이다. 기간은 6월 24일부터 10월 15일까지이고, 캐비넷클럽라운지에서 한다. 작가 리카 림은 수면 아래서 마주한 바닷속 표상들을 병치시키는 도상적인 작업으로 기표적 작업으로 변화해 나갔다. 그러한 작업들은 현재에 도달해 작가 집약적인 재현의 방식으로 표현되고 있다.
그는 현상을 발견하고 재해석하는 초기의 과정을 거쳐, 현재의 산호의 생(生)을 표현하는 작업에 도달했다. 이 작업은 산호의 백화현상을 마주하는 작가의 시선에 대한 것이다. 리카림은 산호의 골격을 표현하기 위한 구부리기, 뿌리기, 굳히기, 덧댐 등의 기법적 행위와 석고에 친환경 레진이나 스톤 파우더, 네온 페인팅, 빛 등 다양한 매체와 재료를 결합하는 질료적 행위를 통해 이번 전시에서 12가지의 주요 산호를 표현했으며 그 주변부로 퍼져나가는 해양 생태의 생애를 알리는 작업을 선보인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바다의 수온이 상승하면 산호는 죽기 직전 바닷속 자외선을 막기 위해 형광 물질을 내보낸다. 형광 물질을 가장 밝게 비추고 난 뒤에는 그 색마저 사라져가면서 햇빛이 골격 안까지 하얗게 비치게 되는데, 이러한 현상이 계속되면 산호는 침식 작용으로 곧 부서져 버리고 만다. 리카 림은 이러한 현상에 몰두했고 와이어로 골격과 뼈대를 구성한 뒤, 그 위에 석고와 석고 페이스트를 얇게 덧대어 덮어가면서 산호가 백화 되어가는 산호의 물리적인 생애의 시간과 작업의 집약성을 함께 합치시켜 담아내었다. 또한 모순적으로 그 위에 여러 겹의 가장 화려한 네온 컬러를 덧대어 산호의 형광화를 부드럽게 표현하기도 하며, 작품 위에 물과 같은 레진을 얇게 떨어뜨려 단단하고 유연한 모습으로 굳히는 등 이질적이나 조화로운 조합을 시도하였다. 이 지점은 우리 모두가 인간으로서 관조하고 있는 바다의 환경에 대해 아이러니한 공명을 불러일으킨다.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이 곧 소멸로 넘어가는 순간을 마주하며 우리는 어떤 행위를 취하는가. 지구를 이루는 같은 생명체로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리카림은 직접 다이빙을 하며 바라본 세상과 메시지를 예술적 작업으로 드러낼 수 있는 조형미를 선사하는 작가이며 캐비넷클럽라운지는 작가의 바로 이 지점을 주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