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통한 과거리뷰] 중국 경제위기 그리고 탕핑족

2024-08-17     어기선 기자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중국 경제가 급속도로 무너지고 있다. 17일 외신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NBS)은 6월 중국의 청년실업률이 21.3%였다고 발표했다. 이는 4월 20.4%, 5월 20.8%에서 계속 치솟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중국은 앞으로 청년실업률 발표를 중단하기로 했다. 푸링후이(付凌暉) 중국 국가통계국 대변인 겸 국민경제종합통계국장은 노동력 조사 통계의 개선과 최적화를 위해 발표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것은 중국의 실질 청년 실업률이 정부 발표보다 더 심각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실업률 통계에 잡히지 않는 탕핑족(躺平族, 취업 노력을 하지 않고 놀고 먹는 청년을 지칭하는 신조어)이 16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탕핑족이란 누워 있는 사람

탕핑(躺平)은 중국의 신조어로 평평한 곳에 드러누운 사람이라는 뜻이다. 이는 중국 젊은이들이 공산당의 경제적 폭거에 소극적 저항을 말한다. 소비를 회피하고 최소한의 생활 활동만 수행하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누워서 보내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로는 은둔형 외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중국이 높은 수치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우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견됐고, 전세계적으로 팬데믹 현상이 발생하자 중국 정부는 대규모 봉쇄정책을 사용했다. 문제는 그로 인해 경기 역시 침체기를 겪게 됐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코로나19를 조기 졸업했다고 발표했지만 다시 팬데믹이 발생하면서 또다시 봉쇄를 하자 그때부터 경기 침체로 이어졌다. 중국 청년들이 최소한의 비용으로 생활하자는 차원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누워서 지내기 시작했다.

급성장의 그늘

탕핑족 용어는 2021년 4월 17일 중국 바이두 게시판에서 나타났다. 물론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보통 민주주의 국가는 부의 재분배 등을 통해 빈부격차를 다소 해소하려는 노력을 하지만 중국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에서 부의 양극화가 발생하더라도 해소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그에 따른 탕핑족의 출현은 숙명적인 것이다. 공산당의 일당 독재정권에서 경제성장을 이룰 때는 아무런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고, 국민 역시 불만이 있어도 경제성장을 이루기 때문에 제대로 된 항의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부의 집중화 현상이 생기면서 결국 국민들 사이에서 불만이 표출되기 시작했다. 다만 중국 정부가 이런 불만을 물리적 행사를 통해 억압하려고 하면서 그에 따라 탕핑족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원래 중국은 10년 통치하면 무조건 내려와야 했다. 하지만 시진핑 주석은 10년을 넘어 영구집권의 모습을 보이면서 그에 따라 정권교체도 힘들어지게 됨에 따라 청년들이 항의하는 것을 아예 포기하고 드러눕는 탕핑족이 된 것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국가에 대한 불만을 직접적으로 표출할 수 있지만 중국의 시스템에서 국가에 대한 불만을 직접적으로 표출할 경우 어떤 인권탄압을 당할지 모르니 결국 중국 청년들이 선택하는 것이 탕핑이다. 이런 탕핑은 결국 ‘저출산’으로도 이어진다. 왜냐하면 누워있는 것을 선호하는 젊은 층에서 결혼을 할리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미국에서 중국에 경제제재를 가하면서 중국 내 취업은 더욱 어렵게 됐다.

국내에서는 N포세대

문제는 중국의 탕핑족이 우리나라에서 N포세대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즉,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나 현재 MZ세대의 문제점이 결국 N포세대의 출현에서 유래된다. 소득의 불평등을 사회가 해소하지 못한다면 ‘내가 굳이 왜?’라는 인식을 하게 되면서 개인의 권리를 더욱 중요시하게 된다. 우리나라가 경제개발도상국일 때에는 나 자신이 조금만 열심히 일을 해도 충분히 결실을 맺을 수 있지만 현재 MZ세대는 자신이 아무리 열심히 해도 제도적인 한계를 극복할 수 없게 되면서 사회적으로 자신의 역할을 하려고 하지 않게 된다. 그것이 MZ세대의 모습이고, 이것이 탕핑족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