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경제리뷰] 헝다 美법원에 파산 신청
2023-08-18 어기선 기자
2021년부터 파산 위기
헝다는 2020년 기준 중국 건설사 중 자산규모 1위였다. 하지만 2020년 8월부터 중국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개발업체 대출 규제로 자금난에 빠지면서 파산 위기에 봉착했다. 이런 이유로 2021년 9월 헝다의 부채 추산 규모가 360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부동산 건설개발로 자산 가치가 부풀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이유로 2021년 9월 18일 헝다는 부채 이자를 갚지 못해 디폴트 선언을 할 것이라는 언론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그러자 헝다는 만기가 지난 금융상품 투자자들에 현금 대신 할인된 가격의 부동산으로 투자금을 상환하겠다고 공지했다. 그리고 2021년 12월 9일 글로벌 신용평가회사 피치는 헝다의 신용등급을 제한적 디폴트로 더 내렸다. 이는 디폴트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지급불능 사태에 빠졌으나 아직 회사는 운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제한적' 디폴트로 분류한 것이다. 이후 그해 12월 9일 쉬자인 회장은 추가로 본인의 지분을 매각했다. 그리고 올해 7월, 홍콩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재무보고서를 통해 2021-2022년 간의 손실액이 무려 5천819억 위안(한화 약 102조 3천억원)으로 집계되었음을 발표했고, 17일 미국 뉴욕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법 15조(챕터 15)에 따른 파산보호신청을 했다.한국 재벌 형태 닮은 꼴
헝다의 문제는 한국의 재벌 형태를 닮았다는 점이다. 차입경영 및 문어발식 확장이 근본적인 이유였다. 그러다보니 중국 정주의 부동산 기업에 대한 대출 규제가 원인이 됐다. 시진핑 정부는 공유부유론을 내걸고 부동산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하기 시작했다. 이때 시진핑 정부는 집은 주거의 대상이지 투기의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헝다는 계속해서 투기를 해왔고, 이에 시진핑 정부가 내세운 공동부유론에 정면으로 위반하면서 시진핑 정부의 눈밖에 난 것이다. 다만 헝다가 문어발식 확장 및 차입경영으로 외형적 몸집만 부풀리지 않았다면 대출 규제의 회오리에서 빗겨나가지 않았겠냐는 지적이 나온다.한보사태가 될지
헝다의 이번 파산보호 신청이 과연 과거 IMF 사태를 불러일으킨 한복그룹 사태와 같은 사태가 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헝다가 파산하고 나면 중국 내 다른 부동산 개발업체도 파산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다른 기업들의 줄도산도 예고된 편이다. 하지만 헝다가 전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리먼 브라더스 사태와 같은 전세계 경제위기로 확산될 것인지에 대한 우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