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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미도 원주민 희생자 추모식... 올해도 '사과 없어’ 진정성 의문 여전

11일 인천 월미공원 월미도 원주민 위령비 앞 추모식 열려 유정복 인천시장과 양용모 해군참모총장, 사과 발언은 없어

2024-09-11     현동민 기자

인천투데이=현동민 기자│인천시와 국방부가 인천상륙작전 과정에서 폭격으로 희생당한 월미도 원주민들의 넋을 달래기 위한 추모식을 진행했지만, 원주민들이 바라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정부의 진정한 사과와 귀향 대책 등을 바라며 추모식에 참석했던 원주민들의 한숨이 깊어졌다.

11일 월미도 원주민 희생자 추모식에 참석한 정해권 인천시의회 의장, 유정복 인천시장, 양용모 해군참모총장.

유정복 시장 등 헌화만 하고 자리 떠나

인천시는 11일 오전 중구 월미공원에서 인천상륙작전 74주년 기념식 일환으로 월미도 원주민 희생자 추모식을 진행했다.

이날 자리엔 월미도 원주민 귀향대책위원회를 비롯한 월미도 원주민 유가족들과 유정복 인천시장, 정해권 인천시의회 의장, 양용모 해군참모총장, 그리고 해군·해병대 장성들이 참석했다.

유 시장과 정 의장, 그리고 양 참모총장은 위령비 앞에서 인천상륙작전 당시 희생당한 원주민들을 위해 헌화를 진행했다.

그런데 이들은 헌화를 한 후 모두 자리를 떠났다. 진정성 있는 사과와 귀향 대책 등을 기대했던 월미도 원주민들은 이번 추모식에서도 별다른 말을 듣지 못했다.

한인덕 월미도 귀향대책위원회 위원장.

"귀향 대책 마련 등 진정성 있는 모습 보여야"

한인덕 월미도 귀향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잘못해서 할 말이 없는 건지 모르겠다. 인천상륙작전 당시 희생당한 월미도 원주민들은 인천시민이었다. 인천시장으로서, 그리고 당시 폭력 주체인 국방부로서 한 마디 말도 없이 사라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귀향 대책 등 발언을 기대했으나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가 있다는 이유로 일찍 자리를 떠났다. 보다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천상륙작전 당시 월미도에 거주했던 우순길(66)씨는 “인천시민의 죽음을 추모하는 자리에 인천시장이 참석했는데, 어떻게 침묵으로 일관하다 자리를 뜰 수 있나”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승전 기념도 중요하지만, 인천시장으로서 국가가 자행한 폭력으로 죽고 쫓겨난 월미도 원주민 목소리도 귀 기울여야 한다. 헌화만 하고 다른 행사 일정이 있다는 이유로 자리를 떠나는 모습은 추모식 진정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고 덧붙였다.

김복영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전국유족회 회장도 “유 시장이 왔으나 말 한마디 없이 사라졌다. 희생당한 월미도 원주민들은 인천시민이자 한국 국민이었다. 이런 대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월미도 원주민 희생자 위령비.

성대해지는 승전 행사 속 가려지는 전쟁의 아픔

시는 인천에 거주하는 월미도 원주민 24명에게 매달 25만원의 생활안정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귀향 대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귀향 문제는 국방부의 책임"이라며, 시는 위령제와 의료 지원 등 제한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는 오는 2025년에 인천상륙작전 승전 기념행사를 국제 행사로 확대한다고 밝혔는데, 인천상륙작전 당시 폭격에 희생된 민간인인 월미도 원주민들에 대한 대책은 아직 갈길이 먼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