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리뷰] 8월 28일 김민기 아침이슬 발표

2024-08-28     어기선 기자
김민기./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1970년 8월 28일은 가수 김민기가 아침이슬을 발표한 날이다. 이듬해인 1971년 김민기의 독립 음반으로 출시됐고, 그 해 가수 양희은이 불러서 유명해졌다. 1971년에는 아름다운 노랫말로 ‘건전가요 서울시문화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1975년 다른 곡들과 함께 금지곡이 됐다. 박정희 정권이 끝나고 전두환 정권이 들어섰을 때에도 금지곡으로 묶여 있었지만 민주화를 염원하는 대학생들과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노래가 퍼져나갔고, 87년 민주화운동의 상징과 같은 노래가 됐다.

미술작업이 잘 풀리지 않으면

서울대 미대에 재학중인 김민기는 미술작업이 잘 풀리지 않으면 기타를 들고 작곡을 했다. 아침이슬은 서울 정릉 근처 자취방에서 탄생한 노래이다. ‘태양은 묘지 위에 붉게 떠오르고’ 가사 내용 역시 김민기가 술 마시고 공동묘지 근처에서 자다가 아침에 햇빛을 받으면서 깨어났을 때의 경험을 그저 가사로 옮긴 것일 뿐이었다고 한다. 따라서 민중가요의 성격을 담지 않았다는 것이다. 원래 김민기 앨범의 원곡은 나지막하게 읊조리는 창법이었지만 양희은의 노래는 직설적이고 곧은 발성으로 바뀌었다. 1970년대 청개구리라는 노래모임에서 양희은은 우연히 아침이슬 노래를 듣게 됐고, 노래의 매력에 반한 양희은은 원작자 김민기가 원곡 악보를 휴지통에 버린 것을 찾아냈고, 음반 취입을 하게 됐다.

금지곡이 된 사연

앞서 언급한 1971년에는 아름다운 노랫말로 ‘건전가요 서울시문화상’을 수상할 정도로 박정희 정권에서도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1975년 느닷없이 금지곡이 됐다. 당시 유신 정부의 긴급조치 9호에 의해 금지곡이 된 것이다. 다만 아침이슬이 왜 금지곡이 됐는지 아직까지도 근거가 제대로 제시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태양이 묘지 위에 붉게 떠오른다’는 가사가 불순하다라는 이유이다. 이를 두고 당시 민주항쟁으로 죽어간 이들을 뜻하고 그 위에 떠오르는 태양 즉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특히 김민기가 바라본 묘지가 4.19민주묘역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다. 왜냐하면 당시 정릉에 살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해석으로는 태양이 인민의 지도자이고, 혁명파 인민들의 시체(묘지)들을 넘고 공산주위 낙원(붉게) 세운다(떠오른다)는 것 때문에 금지곡이 됐다는 설이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설’일 뿐이지 명확히 왜 금지곡이 됐는지 아직도 모른다.

87년 민주화운동의 상징곡으로

이런 금지곡임에도 불구하고 민주화를 갈망하는 대학생이나 젊은이들 사이에서 널리 불리게 됐고, 전두환 정권을 지나 87년 민주화운동 당시에는 신촌 로터리 부근에 운집한 100만 명의 군중들이 불렀던 노래가 애국가와 아침이슬이었다. 그러면서 아침이슬이 민주화운동의 상징이 됐다. 다만 북한에서는 금지곡이다. 금지곡이 된 이유는 엇비슷하다. 즉, 북한 체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체제로 나아가게 하는 의도가 담겨져 있다는 의미다. 최근 들어 애국가의 작곡가 안익태의 친일 논란이 불거지면서 새로운 애국가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신문희 아름다운 나라’ ‘신중현 아름다운 강산’과 더불어 ‘김민기 아침이슬’이 명예 애국가 칭호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