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 칼럼] 소중한 지혜

2024-09-01     김진혁
[파이낸셜리뷰] 어떤 사람이 랍비의 문을 두드렸다. “유대교에 대하여 알고 싶어 제자로 삼아 주세요?” 랍비는 “당신은 탈무드를 공부하고 싶다지만 아직 자격이 없소” 뒤로 물러서지 않고 “꼭 배우고 싶으니 자격 여부라도 시험해 주세요“라고 간청했다. 할 수 없이 랍비는 간단한 시험 문제를 내었다. “두 아이가 여름 휴가 때 굴뚝을 청소했다. 한 아이는 얼굴이 새까맣게 되어 굴뚝에서 내려왔고 또 한 아이는 그을음 하나 묻지 않은 말쑥한 얼굴로 내려왔소. 그렇다면 당신은 어느 쪽 아이가 얼굴을 씻을 거로 생각하오?” “그야 물론 얼굴이 더러운 아이겠지요.” 제자의 대답에 랍비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어요. “그렇지 않소, 얼굴이 더러운 아이는 깨끗한 아이를 보고 자기 얼굴도 깨끗하다고 생각하여 씻지 않지만, 얼굴이 깨끗한 아이는 얼굴이 새까매진 아이를 보고 자기 얼굴도 그러리라 생각하고 씻는다.” 상인 두 명이 짐을 잔뜩 싫고 산에 오르고 있었다. 한 상인은 “이 산이 평탄했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한탄했다, 다른 상인은 미소지으며 “저도 지금 같은 산을 오르고 있어 힘이 들지요. 그래도 이 산이 더 높았으면 합니다. 그렇게 되면 모든 상인들이 도중에 돌아가겠지요” 지식과 지혜의 차이를 깨닫게 하는 예화다. 지식은 교육이나 경험 등을 통해 얻은 체계화된 인식이라면, 지혜는 사물의 이치나 상황의 성찰과 깨달음이다. 지혜는 지식에 삶의 경험과 사고력이 더해진 것으로, 고통과 난관을 통과할 때 삶의 기쁨이 커진다. 아인슈타인은 전문 지식만 갖춘 사람은 잘 훈련된 개와 같은 상태라고 한다. ​지식만으론 참된 인성을 갖추기 어렵다는 비유의 말이다. 지식은 세상을 눈으로 보고, 지혜는 세상을 마음으로 보기 때문이다. 지혜는 재산보다 더 소중하다. 사람은 지혜에 의해 가치와 소명을 알게 된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 히말라야 산더미 같은 황금이 있어도, 끝이 보이지 않는 땅을 소유하고 있어도 사람의 욕심은 다 채우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지혜로운 사람은 깨어 가진 것에 만족한다.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혜를 모두 갖출 수는 없겠지만, 항상 남에게 도움과 행복이 주는 통로가 되어야 한다.